
ETF 수급이 시장을 흔드는 메커니즘
ETF 수급 효과의 파급 경로는 유동시총과 일평균 거래량 대비 ETF 매집 금액이 큰 종목군에서 시작된다. 호가창을 움직일 만큼 큰 물량이 바스켓 매수로 한꺼번에 유입되면 유동성이 낮은 개별 종목의 현물 가격이 먼저 반응한다. 이 종목들이 하나둘 오르면서 지수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 선물 가격이 미처 따라오지 못해 현선물 괴리가 벌어지고 차익거래 기회가 발생한다. 차익 실현은 선물을 매수하고 프로그램으로 현물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실제로 지난 1월 27일 코스피가 5,000p를 돌파하자 코스피 선물 일일약정금액은 평소 40조원 수준에서 60~70조원까지 급등했고, 코스피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급격히 순매도로 전환해 2주 만에 1조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다만 연초 이후 금융투자 누적 순매수 금액이 13조원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프로그램 차익거래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배당 ETF는 곧 금융 ETF…수익률 상관계수 96%
코스피 업종별 주간 순매수 강도를 보면 금융투자 순유입 강도 1위는 금융이었다. 절대 금액은 반도체에 미치지 못하지만, 은행과 증권주는 금액 기준으로도 주간 2, 3위 유입액을 기록했다. 특히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주간 579억원, 789억원의 금융투자 순매수를 기록하며 수급 강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달 초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 수혜를 표방한 신규 ETF 두 개가 나란히 상장했다. 'SOL 배당성향탑픽액티브'와 'KODEX 주주환원고배당'이 그 주인공이다. 두 상품 모두 금융주 비중이 높지만 비금융 구성 종목에서는 차이가 있다. SOL은 우리금융지주, 기아, KT&G, 현대엘리베이터, 삼성화재 순으로 편입비가 높고, KODEX는 기아, 삼성생명, 셀트리온, 우리금융지주, 미스토홀딩스를 상위 종목으로 담고 있다. 양 ETF에 공통으로 담긴 종목 중 수급 효과가 가장 강한 종목은 우리금융지주와 NH투자증권으로, 유동시총 대비 강한 금투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비금융 배당 기회는 통신·리츠에서 찾아라
금융주가 빠르게 달려오면서 배당수익률이 3.5% 수준까지 낮아진 만큼, 비금융 배당주에서 추가 기회를 찾으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통신과 리츠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통신 ETF는 배당수익률 4.5%, 부동산리츠 ETF는 4.8%로 금융주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당 ETF 내 비금융 배당주 중 배당을 가장 많이 지급하는 업종도 통신으로, 배당수익률 4.5%에 배당성향 51.3%를 기록했다.
리츠의 경우 개별 종목에 따라 6~8%에 달하는 고배당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배당수익률 산식 특성상 주가 하락 구간에서 수익률이 높게 집계되는 만큼, 상승 모멘텀이 동반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최근 주가 모멘텀이 우수하면서 배당수익률도 높은 리츠로는 KB발해인프라, 롯데리츠, 한화리츠가 꼽혔으며 5~6% 수준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
박우열 애널리스트는 "ETF 수급은 유동성이 낮은 개별주에서 시작해 지수와 선물 차익거래로 이어지는 연쇄 파급 구조를 갖고 있다"며 "배당 ETF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한 금융주 강세 기조는 지속되겠지만, 배당수익률 매력이 낮아진 금융주의 대안으로 통신과 리츠에 대한 관심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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