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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용 원칙을 넘어선 엄벌주의 기조, 미성년자성추행 판례가 예고하는 사법 체계의 대전환

이수환 CP

2026-02-27 10:31:08

사진=황근주 변호사

사진=황근주 변호사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대한민국 사법 체계가 미성년자성추행을 다루는 방식은 이제 단순한 보호를 넘어 사회적 격리와 엄단으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 과거의 판례가 행위자의 의도나 피해자와의 관계성에 주목하여 양형의 여지를 두었다면 최근의 기조는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하게 형성하지 못한 미성년자라는 본질적 특성에 집중한다.

대법원 사법연감 및 검찰 통계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집행유예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실형 선고 및 보안처분의 강도는 높아지는 추세다. 이러한 현상은 미성년자성추행이 개인의 일탈을 넘어 공동체의 미래를 파괴하는 중대 범죄라는 사회적 합의가 법원 판결에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디지털 환경과 결합된 변칙적 추행 형태가 늘어남에 따라 수사 기관은 초기 단계부터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세우는 등 무관용 원칙을 넘어선 강력한 엄벌주의를 고착화하고 있다.

미성년자성추행 사건의 법리적 쟁점은 이제 폭행과 협박이라는 고전적 기준을 완전히 탈피했다. 즉, 성추행에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반드시 물리적 접촉이거나 타격일 필요는 없다. 미성년자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거나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심리적 상태였다면 그 자체로 위력이 성립한다고 본다. 이러한 해석은 결과적으로 피의자가 주장하는 합의나 친밀함의 표현이라는 항변을 무력화하는 근거가 된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7조 제3항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에 대하여 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경우인데, 이때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적용되어 벌금형 없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매우 무거운 형량이 선고된다.

미성년자성추행의 성립 여부는 가해자의 주관적 동기가 아니라 피해자의 시각에서 느낀 성적 수치심과 행위의 객관적 부당성이 핵심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미성년자가 명시적인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더라도 가해자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기습적으로 신체 접촉을 감행했다면 이를 추행으로 인정하는 전향적인 판결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의자가 내놓는 어설픈 변명이나 사실관계 부인은 재판부로 하여금 재범의 위험성과 반성 없는 태도로 해석하게 만드는 자충수가 되기 쉽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과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등에서 검사로 재직했던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대표변호사는 현재의 엄벌주의 기조에 대해 "검사 시절부터 목격해 온 사법부의 입장 변화는 매우 단호하다. 이제 미성년자성추행 사건에서 '몰랐다'거나 '악의가 없었다'는 식의 변명은 제대로 된 방어 논리로 작동하기 어렵다. 수사 단계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판례가 요구하는 성인지 감수성 기준에 부합하는 정교한 법리를 구축해야 엄벌주의 기조 속에서 최소한의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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