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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73주년 SK그룹 … 선대 회장 기리며 경쟁력 다졌다

서울 선혜원서 비공개 행사 … 최태원 회장 등 주요 경영진 참석

안재후 CP

2026-04-08 14:25:49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워싱턴DC 샐러맨더 호텔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재단 주최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2026'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워싱턴DC 샐러맨더 호텔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재단 주최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2026'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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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혜원 앞에는 검은 세단이 길게 늘어섰다.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그리고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핵심 계열사 경영진이 잇따라 도착했다. 최근 경영에 복귀한 최신원 SK네트웍스 명예회장도 참석했다.

SK그룹은 이 자리에서 창립 73주년 기념 행사 '메모리얼데이'를 비공개로 개최했다. 단순한 추모 행사를 넘어 고(故) 최종건 창업회장과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을 되짚으며 그룹의 경영 원칙을 재정립하는 자리였다.

경영 철학 공유로 '사람 중심' 원칙 재확인
행사장에서는 창업·선대회장의 주요 발언과 경영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최종건 창업회장이 강조한 "회사의 발전이 곧 나라의 발전"이라는 기업보국 철학과 "우리의 슬기와 용기로써 뚫지 못하는 난관은 없다"는 도전 정신이 다시 언급됐다.

특히 최종현 선대회장의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이라는 인재 중심 경영 철학이 강조됐다. 과거 손실을 낸 직원에게 책임을 묻기보다 기회를 주었던 사례도 거론되며,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사람 중심' 원칙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1969년 폴리에스터 원사 공장 준공식에서 최종건 창업회장(오른쪽 3번째)과 최종현 선대회장(오른쪽 2번째) (사진=SK)

1969년 폴리에스터 원사 공장 준공식에서 최종건 창업회장(오른쪽 3번째)과 최종현 선대회장(오른쪽 2번째) (사진=SK)


전쟁 폐허에서 일으킨 기업보국 정신
최종건 창업회장은 전후 산업 기반이 취약했던 시기에 선경직물을 기반으로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 전쟁 이후 공장을 직접 복구하고 직기 20대를 재조립해 사업을 재건했으며, 인견 직물을 해외에 수출하며 기업보국의 상징적 사례를 만들었다. 이 같은 개척 정신은 이후 SK가 에너지, 화학, 정보통신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토대가 되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1970년대 서구식 경영 이론과 동양적 가치관을 결합해 SK 고유의 경영 체계인 SKMS(SK 매니지먼트 시스템)를 구축했다. 특히 1980년 대한석유공사 인수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에너지·화학 중심의 사업 구조를 확립하며 그룹의 성장 축을 바꿨다.

선경연수원 설립과 교육 투자 확대, 자율적 근무 환경 조성 등도 인재 중심 철학의 연장선에서 추진돼 SK 조직 문화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반도체 중심 실적 편중 속 그룹 체질 개선 가속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급증에 힘입어 초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달 말 발표 예정인 1분기 영업이익이 40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정유·배터리 업황 둔화로 실적 변동성이 확대됐고, SK온은 대규모 투자 부담 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도 통신 시장 성장 둔화와 신사업 투자 부담으로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 재계에서는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사업 부진 상황 속에서 그룹 전체 체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SK는 최근 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계열사별로 수익성 중심 경영과 투자 효율성 제고를 강화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으며, 재무 건전성 확보와 사업 구조 효율화, 핵심 사업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강조되고 있다.

73주년이 아닌 시점의 메모리얼데이, '위기 신호'
통상 70주년, 80주년 등 10년 단위로 창립기념 행사를 크게 치르는 것과 달리, SK그룹이 올해 73주년에 메모리얼데이를 개최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친 상황에서 그룹의 근간인 경영 철학으로 돌아가 위기 대응력을 점검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선혜원은 1968년부터 최종건 창업회장의 사저이자 연구 공간으로 활용됐다. 1990년 이후에는 그룹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공간으로 운영됐으며, 현재는 그룹 정체성과 경영 원칙을 되새기는 상징적인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SK그룹은 창립기념일마다 이곳에서 비공개 행사를 열고 경영 방향과 조직의 기본을 점검해왔다.

이 같은 경영 철학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이어졌다. 최 회장은 2021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취임 당시 "국가 경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밝혔으며, 글로벌 협력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주요 경영 화두로 제시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의장을 맡아 국제 경제 협력 논의에도 참여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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