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Tech Amsterdam은 네덜란드 RAI가 주최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시설원예 기술 전시회이자 시상식으로, 매년 전 세계에서 출품된 작품 중 단 9개사(3개 부문 × 3개사)만이 노미네이트로 선정된다. 공개 자료 기준, 한국 기업이 GreenTech Amsterdam의 시상 프로그램에 노미네이트된 것은 만나CEA가 사실상 처음이다.
글로벌 농업기술의 '오스카상'
GreenTech Innovation & Concept Awards는 시설원예 산업 종사자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업계 오스카상’으로 통한다. 2021년 6명, 2022년 5명, 2023년 6명, 2024년 6명, 2025년 6명 등 매년 출품작 중 13~25%만이 노미네이트되는 좁은 관문이며, 2026년에는 시상 구조가 ‘Innovation Award’, ‘Concept Award’, ‘Impact Award’ 3개 부문, 각 3개사 총 9개사로 확장 됐다.
특히 만나CEA가 노미네이트된 Concept Award 부문은 GreenTech 시상 프로그램 중에서도 차세대 기술의 신호탄을 가려내는 부문으로 평가받는다. 2021년 코르부스 드론(Corvus Drones, 농업용 드론), 2023년 스카이트리(Skytree, 직접공기포집 기술), 2024년 코퍼트(Koppert, Digital Assistant), 2025년 뷰네틱(ViewNetic, AI 작물 모니터링) 등 역대 Concept Award 수상자들은 수상 직후 글로벌 자본 유치와 시장 확장을 이뤄낸 차세대 시설원예 기술의 대표 주자들이다. 그 라인업 안에 한국 기업의 이름이 처음으로 새겨진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가 크다.
Concept Award는 GreenTech 3대 시상 부문 중 ‘아직 시장에 본격 출시되지 않았지만, 향후 2년 내 성공적인 시장 진입 잠재력이 가장 큰 콘셉트’에 수여된다. 검증된 상용 제품에 주어지는 Innovation Award, 시장 출시 2년 이상의 성과 입증 제품에 주어지는 Impact Award(2026년 신설)와 함께 GreenTech의 시상 구조를 완성하는 핵심 축이다. 만나CEA의 MESH가 이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는 것은, 글로벌 심사위원단이 MESH를 ‘향후 2년 내 세계 시설원예 시장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가진 콘셉트’로 공식 인정했다는 의미다.
특히 GreenTech Amsterdam의 노미네이트는 단순한 ‘참가 기업 인정’이 아니다. 위트레흐트 대학(WUR), TNO(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소), 호르티테크(HortiTech) 등 시설원예 기술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기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지속가능성, 사업성, 시장 임팩트’ 세 축을 모두 검증해 선정한다. 결국 이번 노미네이트는 만나CEA의 MESH가 ‘유럽이 인정한 글로벌급 농업기술’이라는 객관적 증명서를 받은 것과 다름없다.
MESH란 무엇인가 — '거대한 시스템' 대신 '커지는 AI 생태계'
MESH는 단일 컨트롤러와 센서 제품이 아니다. 만나CEA가 정의한 ‘모듈형 온실 자동화 생태계(Modular Greenhouse Automation Ecosystem)’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처음부터 거대한 시스템을 강요하지 않는, 농가가 필요한 만큼만 시작하고 단계적으로 키워가는 AI 플랫폼’이다.
기존의 스마트팜 자동화는 ‘All-or-Nothing’ 방식이었다. 농가가 자동화에 진입하려면 기존 시설을 거의 다 갈아엎고 수억 원짜리 통합 시스템을 처음부터 구축해야 했다. MESH는 그 진입 장벽을 정면으로 부순다.
다섯 가지 핵심 가치
• Start with what matters — 처음에는 꼭 필요한 제어와 센싱부터 시작
• Keep useful equipment — 기존에 쓰던 장비는 버리지 않고 그대로 활용
• Operate clearly on site — 현장에서 명확하게, 직관적으로 운용
• Expand without rebuilding — 전체를 다시 짓지 않고도 단계적으로 확장
• Grow toward AI operation — 시간이 갈수록 더 똑똑한 농장 운영으로 진화
51.7% 더 저렴한 자동화 — 차별화의 핵심
MESH의 가장 큰 무기는 ‘비용 장벽의 붕괴’다. 만나CEA의 자체 비교 분석에 따르면, 1ha 규모 온실 시나리오 기준 MESH는 기존 통합 시스템 대비 약 51.7% 낮은 도입 비용으로 동일한 자동화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시스템 비용의 약 48.3% 수준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이 비용 혁신의 비결은 하드웨어 아키텍처에 있다. MESH는 액추에이터 채널마다 일체형 모듈 하나가 직접 연결되는 분산형 구조를 채택했다. 각 모듈에는 자체 MCU와 전류 센싱이 내장되어 있어, 별도의 PLC나 메인 컨트롤러 없이도
직접 모터·펌프·환기창을 제어한다. 통신은 BLE 5.4 Mesh 기반 무선이라 기존 자동화의 큰 비용 항목이었던 배선 공사 부담도 극적으로 줄었다.
결과적으로 MESH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커버한다 — Starter(첫 자동화 도입 농가) · Retrofit(기존 시설 업그레이드) · Multi-zone(다구역·신축 농장). 한 제품군이 신규 시장과 교체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구조다.
'단순 모니터링' 너머 — 의사결정 AI로의 진화
MESH가 GreenTech 심사위원단의 눈을 끈 결정적 차별점은 또 하나 있다. AI가 단순한 ‘모니터링 도구’가 아니라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MESH의 AI 서비스는 두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Context-aware Farm Analysis’는 환경 데이터, 장비 동작, 이미지 신호, 기상 정보, 농가 기록을 하나의 운영 뷰로 통합해 ‘지금 무엇이 중요한가, 왜 중요한가, 다음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둘째, ‘Yield Forecasting & Revenue Outlook’은 예상 수확 시점, 예상 수확량, 매출 전망, 개선 옵션을 시나리오별로 비교하는 의사결정 도구다.
기존 스마트팜 솔루션이 ‘무엇이 일어났는지’ 알려주는 데 그쳤다면, MESH AI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까지 답해준다. 이는 GreenTech 2024년 수상자인 코퍼트의 ‘Digital Assistant’와 결을 같이 하면서도, 더 넓은 농장 컨텍스트(이미지 진단·매출 예측·시나리오 비교)를 결합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접근이다.
만나CEA의 길 — 농장에서 시작해, 글로벌로
주식회사 만나CEA는 충북 진천에 본사를 둔 농업기술 전문기업이다. ‘뤁스퀘어’, ‘삼촌농장’, ‘이모농장’ 등 직접 운영하는 애그리테인먼트(Agri-tainment) 농장과, AI 기반 작물 모니터링 플랫폼 ‘MESH 이미지 허브’, 국내 최대 건설엔지니어링사인 도화엔지니어링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진행 중인 KOICA 타지키스탄, 키르키즈스탄 스마트팜 ODA 사업을 동시에 수행해 온 검증된 사업자다.
임준기 CTO는 “MESH는 처음부터 ‘완벽한 시스템을 만들겠다’가 아니라 ‘농가가 진짜 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질문에서 출발했다”며 “10년 이상 직접 농장을 운영하면서 쌓은 현장 데이터와 운영 노하우가 AI와 만나 MESH로 구현된 것, 그것이 이번 GreenTech 노미네이트로 이어진 진짜 자산입니다” 이라고 말했다.
MESH는 현재 선별된 베타 사이트에서 실증 운영을 거치고 있으며, GreenTech Amsterdam 2026을 기점으로 2026년 8월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출시에 들어간다. 이미 미국·캐나다, 일본·동남아시아,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시장을 거래 가능 지역으로 GreenTech 공식 페이지에 등재한 상태다. GreenTech 심사위원단이 Concept Award에서 주목한 ‘향후 2년 내 시장 진입 잠재력’이 곧 현실의 글로벌 출시 일정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의미 — '한국 AI 스마트팜 2.0'의 신호탄
지난 10여 년간 한국 스마트팜은 CES 혁신상이나 정부 시범사업 등을 통해 국내외에서 일정한 인지도를 쌓아왔다. 하지만 ‘한국 스마트팜 1.0’이 주로 미국 가전·기술 중심의 무대(CES)에서 평가받아 왔다면, GreenTech Amsterdam 노미네이트는 ‘유럽 시설원예 본진’이 한국 농업기술을 인정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한 유럽 시설원예 시장은 보수적이고 폐쇄적이기로 유명하다. 그들이 자체 평가 시스템 안에서 한국 기업을 노미네이트했다는 사실은, 한국 스마트팜 산업이 단순 ‘하드웨어 수출 단계’에서 ‘세계 시설원예 기술 지형도에 이름을 올리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한편 GreenTech Amsterdam 2026의 최종 수상자는 2026년 6월 9일 개막 첫날 발표된다. 만나CEA는 노미네이트 기업으로서 RAI 암스테르담 ‘Innovation Zone(Hall 5)’에 별도 부스를 통해 글로벌 바이어와 미디어를 만난다. 한국 농업기술의 진짜 시험대는 그 자리에서 시작된다.
[글로벌에픽 이성수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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