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대본 없는 경마 중계, 왜 어려운가
경마 아나운서는 일반적인 스포츠 해설과는 다르다. 경마는 경주 진행 중 순위가 뒤바뀌는 역전 드라마가 수시로 펼쳐지기 때문에 정해진 대본이 존재하지 않는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여러 마리의 말을 실시간으로 구분하면서 위치 변화와 승부처를 동시에 설명해야 하는 것이다. 베팅 스포츠인 만큼 경주 상황과 출전마의 순위를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경마 아나운서들은 1분 남짓한 중계를 위해 출전마의 최근 성적과 주행 습성, 기수와 조교사 정보를 수십 차례 반복해 분석한다. 또한 해설위원과 함께하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오롯이 혼자 중계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다. 화려해 보이는 무대 뒤에는 끊임없는 분석과 연습, 그리고 긴장감이 공존하는 결코 쉽지 않은 직업인 것이다.
홋카이도에서 발견한 꿈, 한국에서 현실이 되다
4개월의 훈련을 만든 철저한 준비 과정
이문용 아나운서의 합격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서류 지원기간부터 매주 렛츠런파크를 방문해 현장의 분위기를 직접 읽으려고 노력했다. 경마팬들과 친분을 쌓으며 경마의 기본 상식부터 팬들이 느끼는 경마의 묘미까지 경청하고 공감하려 애썼다. 나아가 이동 중에도 라디오처럼 경마 중계를 반복해 들으며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쳤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2025년도 경주 영상을 모두 시청하며 선배 아나운서들의 중계 스타일을 분석한 점이다. 이러한 철저한 준비는 실무 면접에서 큰 힘이 됐다.
순발력과 정확성, 경마 중계의 핵심 역량
신입 아나운서가 생각하는 경마 중계의 가장 중요한 역량은 '순발력’이다. 분당 발화가 많고 발음이 어려운 마명도 다수 존재하는 경마 중계에서 모든 것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하기 위해서는 순발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문용 아나운서는 현재 이 역량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배 아나운서의 장점을 모아 만들어가는 나만의 스타일
흥미로운 점은 그가 특정 롤모델 한 명을 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25년도 경주 영상을 모두 본 그는 모든 선배 아나운서들을 롤모델로 삼았다. 스포츠 중계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그는 선배들의 개개인 장점을 조합해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경력이 가장 긴 김수진 아나운서의 위트 있는 표현과 높은 이해도, 박화중 아나운서의 폭발적인 샤우팅과 시적인 표현 등을 배우며 새로운 중계 스타일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첫 중계의 긴장감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데뷔전을 마친 이문용 아나운서는 이제 막 출발선을 통과한 상태다. 선배들에게 배운 각기 다른 장점을 밑거름 삼아 경주의 박진감을 생생하게 전하는 자신만의 중계 스타일을 완성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렛츠런파크 서울에 새롭게 울려 퍼진 그의 목소리가 앞으로 경마팬들에게 어떤 설렘과 감동을 선사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글로벌에픽 이성수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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