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약장수’ 스틸컷
그 연유는 이곳 홍보관의 촬영지가 세트가 아닌 실제 홍보관이었기 때문. 총 18회차라는 짧은 촬영이었지만 감독은 한국 사회의 뼈아픈 실태를 관객들에게 가감 없이 전하기 위해 서울, 인천, 경기 등 가까운 곳은 물론 심지어 제주도에 있는 홍보관까지, 전국 각지에 있는 30여개 이상의 홍보관을 직접 방문해 자료조사에 많은 공을 들였다. 감독과 스탭의 열정에 실제 인천 도화역에 위치한 한 홍보관을 섭외하는데 성공한 영화 <약장수>는 미술팀을 따로 구성하지 않고 홍보관이 가진 현장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 날 것 그대로의 홍보관이란 어떤 곳인지 과감하게 그려냈다.
하루 평균 4.7명이 노인 고독사라는 충격적인 한국사회의 실태가 보도되고 있는 지금, 실제 홍보관을 찾는 부모세대들은 외로움에 이곳을 찾는다고 실토하며 “어머니”, “아버지”하며 자식보다 살갑게 대해주는 약장수들의 속셈을 알면서도 속아준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보다 사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약장수’ 제작진은 홍보관을 찾아 온 어머니들을 연기할 이들을 전문 보조출연자가 아닌 홍보관에 다녔던 경험이 있는 평범한 어머니들을 캐스팅해 촬영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배우와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 모두 촬영 첫날 전문 연기자가 아닌 어머니들이 촬영에 맞춰 나올 수 있을지 걱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첫날 어머니들은 홍보관을 꽉 채울만큼 모인 것은 물론, 그 다음 촬영 때는 진짜 홍보관에 모이 듯 친구들까지 데려와서 원래 섭외했던 인원보다도 2배나 많은 인원이 참석해 많은 어머니들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촬영에 들어간 후 어머니들은 과거의 경험을 살려 전문 연기자 못지 않은 놀라운 연기를 선보였는데, 특히 극중 김인권이 무릎을 꿇고 울면서 샴푸를 파는 장면에서 소시민 가장 일범의 감정에 동화된 어머니들은 그와 함께 눈물을 흘리며 자신이 물건을 사주겠다고 나서는 어머니까지 있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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