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新 혼맥 ⑦ 현대백화점그룹] 사돈기업을 그룹에 편입 … 혼맥으로 사업확장 이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6251410240537748439a4874112222163195.jpg&nmt=29)
정 명예회장은 1974년 부친으로부터 현대백화점 전신인 금강개발산업을 물려받았다.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지으면서 그룹의 초석을 다지기 시작했고, 1999년 4월 본가인 현대그룹에서 분가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우 고문은 단순한 내조가 아닌 적극적인 경영 참여로 현대백화점그룹이 '유통명가'로 성장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우경숙 고문, '여걸'로 불리며 ‘유통명가’ 초석 다져
우 고문은 1990년 상무 직급을 달고 현대백화점 신상품 개발 담당 업무를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 당시 라이벌인 신세계의 이명희 회장, 롯데쇼핑의 신영자 사장과 함께 백화점 업계의 '여성트리오'로 불렸다. 우 고문은 벨라지·씨그너스 등 중저가 브랜드부터 아르모니아·아르모니아 스튜디오 같은 중상류 브랜드까지 PB(자체브랜드) 개발에 많은 공을 들였다. 1996년에는 이탈리아 하이패션 브랜드 '지비에르돈나'를 압구정점에 유치하는 등 해외 명품 브랜드 유치에도 수완을 발휘했다.
정지선 회장, 법학계 거두 손녀와 백년가약
현재 현대백화점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지선(1972년 생) 회장은 2001년 황산덕 전 법무부장관의 손녀 황서림(1972년 생) 씨와 결혼했다. 정략결혼이 없는 현대가 가풍에 따라 정 회장도 경복고 동창의 소개로 만난 황 씨와 연애결혼을 했다.
정 회장은 경복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왔으며 미국 하버드대학교 스페셜 스튜던트 과정을 수료했다. 황서림 씨는 서울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재원이다.
특히 황서림 씨는 1997년 삼성문화재단이 선정한 문화예술인재로 뽑혀 장학금을 받으며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미술관 경영을 전공했다. 1999년부터 2000년까지 세계적인 미술관인 뉴욕근대미술관(MoMA) 뉴미디어부서에서 부지배인으로 활동했으며, 세계적인 일본 멀티미디어 작가 마리코 모리의 스튜디오에서 어시스턴트로도 활동한 국제적 경험을 쌓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창덕 군(2004년 생 아들)과 다나 양(2007년 생 딸) 1남 1녀를 두고 있다.
정교선 부회장, 미국 유학 중 만난 치과 전문의와 결혼
정 부회장은 2004년 현대백화점 경영관리팀 부장으로 입사해 이듬해 이사로 승진한 후 그룹 경영의 중심인 기획조정본부 부사장·사장을 거쳤다. 2009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 겸 그룹 전략총괄본부장에 임명됐고 2012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형과 함께 그룹을 이끌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04년 12월 27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자동차 부품업체인 대원강업 허재철 전 회장의 장녀 허승원(1975년 생) 씨와 결혼했다. 허 씨는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치과대학을 나온 재원으로 미국 국적자다. 두 사람 모두 뉴욕에 있는 학교를 다닌 덕에 유학 시절 자연스럽게 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사이에는 창욱(2007년 생)·창준(2009년 생)·창윤(2012년 생) 등 3남을 두고 있다.
사돈 기업 대원강업, 결국 현대백화점그룹으로 편입
사돈 기업인 대원강업은 1946년 설립된 허씨 일가 오너 기업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뿐 아니라 다른 완성차 회사들에 스프링을 납품하는 자동차 부품업계의 전통 있는 기업이다. 자동차스프링 부문에서 국내 1위의 입지를 갖고 있으며, 코스피 상장사인 삼원강재를 비롯해 1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허재철 전 회장은 2022년 자신과 형제들이 보유하고 있던 대원강업 지분을 정교선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옛 현대그린푸드(현 현대지에프홀딩스)에 매각했는데 이로 인해 대원강업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장인이 갖고 있던 기업을 사실상 인수한 것이다.
정지선 회장은 2024년 7월 자신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주식 전량 429만3천97주(514억원 상당)를 가족들에게 증여했다. 부인 황서림 씨와 아들 창덕 군, 딸 다나 양에게 각각 2.92%씩 동일하게 증여했으며, 동생 정교선 부회장의 세 아들인 창욱·창준·창윤 군에게도 1.3%씩 똑같이 증여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정지선 회장 보유 개인 재산에 대한 단순 증여로 알고 있다"며 "이미 단일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한 상황에서 이뤄진 증여인 데다, 지주회사가 아닌 계열사 지분 증여란 점에서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4세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조기 증여로 바라보고 있다.
4세 경영권 승계 염두에 둔 조기증여도
현대백화점그룹의 혼맥은 전통적인 재벌가 간의 결합보다는 법조계, 학계, 의료계, 예술계 등 사회 각 분야의 명문가와 전문가들과의 결연을 통해 형성되었다는 특징을 보인다. 황산덕 전 법무부장관 가문, 미술관 경영 전문가, 치과 전문의 집안 등과의 인연은 그룹의 사회적 신뢰도와 국제적 네트워크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정 회장 부부는 첫눈에 반한 연애결혼으로 시작해 현재까지도 금슬 좋은 부부로 알려져 있어, 혼맥이 단순한 사업적 결합을 넘어 진정한 가족 관계로 발전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정 부회장 역시 유학 시절 자연스럽게 만난 인연으로 결혼해 현재 3남을 두고 있으며, 사돈 기업까지 그룹으로 편입시키는 등 혼맥이 사업 확장에도 기여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에서 분가된 그룹 중 탄탄한 혼맥 네트워크와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로 가장 빨리 세대교체 성공했다.
[Special Point] 막강한 경복고 동문 네트워크
현대백화점그룹 일가는 막강한 경복고등학교 동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정몽근 명예 회장을 비롯해 정지선 회장, 정교선 부회장 등 부자(父子)가 다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삼성 이재용 회장, 신세계 정용진 회장, CJ 이재현 회장, LX 구본준 회장도 경복고등학교 동문이다. 정지선 회장이 부인을 만난 것도 경복고 동창의 소개로 이뤄졌다.
이런 점에서 현대백화점그룹의 일가의 동문 네트워크는 단순한 학교 선후배 관계를 넘어서 사업 협력과 정보교류의 통로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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