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 수혜자 등극
삼성전자는 연초부터 순항을 이어갔다. 1분기 매출 79조1400억원, 영업이익 6조7000억원 으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05%, 영업이익은 1.20% 증가했다. 당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수출 통제로 HBM 판매가 일부 감소했으나, 갤럭시 S25 시리즈의 강력한 판매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2분기는 하계 비수기 영향을 받으며 다소 주춤했다. 매출 74조5700억원, 영업이익 4조600억원을 기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시기 메모리 사업의 재고 자산 평가 충당금과 파운드리 부문의 적자가 이익을 제약했으며, DX 부문도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 효과 감소와 TV 시장의 경쟁 심화로 부진했다.
4분기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매출 90조5800억원, 영업이익 18조3500원으로 예상하며,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51% 급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범용 D램 가격이 46% 상승하면서 메모리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연간 누적 실적에서 2024년 영업이익이 32조7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25년에 2배 이상 성장하는 셈이다. KB증권은 2025년 영업이익을 약 50조 원대로 추정하고 있으며, 내년(2026년)은 1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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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문: 반극적 개선과 기술력 회복
메모리 사업의 극적 반전
HBM4는 고성능 AI 시스템의 핵심 부품으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루빈' 및 구글의 차세대 TPU(텐서처리장치)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HBM4에 들어가는 베이스다이를 삼성 파운드리에서 4나노 공정으로 직접 생산한다는 점이다. 이는 메모리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실적까지 동시에 개선되는 구조로,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서의 삼성의 강점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파운드리 사업의 전환점: 테슬라 23조 원 초대형 수주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 몇 년 간의 가장 큰 약점이었으나, 2025년 기점으로 반전의 신호를 보이고 있다. 가장 주목할 사건은 2025년 7월 테슬라와의 22조7648억 원 규모 파운드리 공급계약이다. 이는 삼성전자 역사상 단일 고객 기준 최대 규모 계약이며, 2024년 삼성 반도체 부문 매출(111조 원)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계약 기간은 2025년 7월부터 2033년 12월까지 약 8년 5개월이며, 삼성의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을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하게 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165억 달러는 최소액이고 실제는 몇 배 더 될 것"이라고 밝혀 이번 계약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수주는 단순한 대규모 계약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 파운드리의 기술력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테슬라는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공급 업체 선정 기준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TSMC가 테슬라의 이전 세대 AI5 칩을 3나노로 생산하는 것과 비교하면, 삼성이 더 첨단 공정에서 차세대 칩을 생산하는 것으로 기술 경쟁력이 회복되었음을 의미한다.
파운드리 부문의 적자는 2024년 분기당 2조 원대에서 3분기 1조 원대로 절반 이상 축소되었다. 2나노 공정(SF2)을 하반기 양산 목표로 추진 중이며, 2026년 2세대 2나노(SF2P) 공정 양산을 목표로 TSMC 추격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시스템 LSI와 이미지센서: 점진적 회복
System LSI 부문은 주요 고객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수요 둔화로 실적 부진을 면하지 못했으나, 이미지센서와 프리미엄 SoC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갤럭시 Z 폴더블 시리즈에 탑재될 자체 AP '엑시노스 2500'이 양산되고 있으며, 내년 출시될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될 '엑시노스 2600'의 개발도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과 가전: AI 중심 혁신
모바일 부문: AI 기능 강화와 폴더블 혁신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Mobile eXperience, MX)은 갤럭시 S25 시리즈의 강력한 판매 호조를 기반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플래그십 폰 중심 판매로 높은 수익성을 달성했으며, 후반부 갤럭시 Z Fold 7과 Z Flip 7 신형 폴더블폰 출시로 추가 성장을 견인했다.
1월 CES 2025에서 삼성전자는 "AI for All: Everyday, Everywhere" 비전을 공개했고, 갤럭시 S25 시리즈(S25, S25+, S25 Ultra, S25 Edge)는 Snapdragon 8 Elite 탑재 및 갤럭시 AI 기능 강화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특히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통해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AI의 장점을 제공하는 전략으로 호평을 받았다.
7월 언팩 이벤트에서는 혁신적 폴더블 라인업을 공개했다. 갤럭시 Z Fold 7은 극도로 얇아진 4.2mm 형태(펼친 상태), 200MP 주카메라를 탑재했으며 S Pen은 제외되었다. 갤럭시 Z Flip 7은 4.1인치로 확대된 커버 디스플레이, 새로운 Exynos 2500 프로세서, 4,300mAh 대용량 배터리로 무장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신제품은 갤럭시 Z Flip 7 FE로, 대중적 가격대의 폴더블 폰으로 처음 출시되어 폴더블 시장의 저변 확대를 노린다.
이들 제품은 모두 7년간 OS 업그레이드 보장과 구글 Gemini AI 통합으로 차별화되었다. 폴더블 시장의 성장성을 감안할 때, 이번 라인업 확대는 삼성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보 전략으로 평가된다.
디스플레이 부문: 프리미엄 제품 중심 성장
삼성디스플레이(SDC)는 스마트폰 신제품 수요와 IT·자동차 중소형 패널 판매 확대로 실적을 개선했다. 특히 게이밍 시장 중심 QD-OLED 모니터용 고성능 디스플레이 판매가 확대되었으며, 폴더블폰 구동 AMOLED 디스플레이 공급을 안정적으로 추진했다.
TV와 가전: AI 홈 전략 강화
TV·가전(Visual Display, VD) 부문은 미국 관세 영향 등으로 실적 개선이 제한되었으나, AI TV 신모델 출시와 프리미엄 전략 제품 중심 판매 확대로 수익성 개선에 힘썼다. 삼성전자는 AI Home 전략을 강화했으며, Bespoke AI Family Hub(32인치 터치 스크린)와 Bespoke AI Combo(올인원 세탁기)를 글로벌 출시했다.
IFA 2025에서 세계 최초 115인치 마이크로 RGB TV를 공개했으며, 새로운 NQ4 AI Gen3 프로세서가 영상을 실시간 업스케일링하는 Vision AI 기능으로 차별화되었다. 로봇청소기는 RGB 카메라와 적외선 센서로 투명 액체까지 인식하는 AI 기능을 갖추었다. 미국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멕시코 및 베트남·인도 공장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며 생산 지역 재배치에 나서고 있다.
주가와 주주 가치: 역대급 상승률
삼성전자 주가는 2025년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약 93~94% 상승하였으며, 지난 1년 기준으로는 90% 이상 급등했다. 12월 중순 기준 주가는 10만7600원 수준으로, 연초 대비 두 배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위기설에서 벗어나 2025년 반도체 호황과 실적 개선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투자 기관들은 2026년 예상 목표주가를 지속적으로 상향조정하고 있다. KB증권은 목표주가 16만 원(2025년 11월 상향 조정), 씨티그룹은 목표주가 17만 원을 제시했으며, 기타 증권사들도 15만~18만 원대 목표가를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5년 4회에 걸쳐 분기마다 361원(3분기 예상 367원)씩 배당금을 지급했으며, 연간 배당수익률은 약 1.4% 수준이다. 이는 전년도 적자 상황에서 주주 환원을 유지하려는 삼성의 의지를 보여준다.
경영진 인사와 조직 개편: 쌍두CEO 체제 복구
2025년 11월 21일 삼성전자는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가장 주목할 변화는 쌍두CEO 체제의 복구였다.
노태문 DX 부문장이 CEO로 공식 임명되면서 DX 부문(모바일, 가전) 리더십을 강화했다. 전영현(Jun Young-hyun)은 DS 부문장으로 부회장 지위를 유지하며 메모리 사업부를 직접 총괄하게 되었다. 반도체와 모바일 사업의 이원적 리더십 강화 체제로 회귀하는 것으로, 각 부문의 전문성 강화와 신속한 의사결정을 목표로 한다.
이 외에 박홍근 하버드 나노기술 석학이 SAIT(삼성 반도체 연구소) 회장으로 신규 임명되어 미래 반도체 기술 개발을 주도하게 된다. 윤장현은 DX 부문 CTO로 승진하여 삼성리서치를 총괄한다. 경영진 변화는 예상보다 소폭이었으나, 쌍두CEO 체제 복구로 조직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명확하다.
외부 위험 요소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2025년 삼성전자의 주요 리스크로 작용했다. 스마트폰에 최대 25%, TV와 가전에 10~46%의 관세 부과 협상이 진행되었으나, 삼성전자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응했다. 멕시코 생산 TV는 관세 면제 혜택을 받으며, 베트남·인도 공장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회사는 가격 인상보다는 생산 지역 재배치와 생산량 조정으로 수익성을 지키려는 방침을 보였다.
반도체 공급망의 지정학적 불확실성
한반도 지정학적 긴장과 중국의 반도체 자립화 움직임도 고려 대상이다. 삼성은 2026년 상반기는 AI 투자 붐으로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지만, 하반기부터 관세와 수출 제한 등 불확실성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미국 정부 반도체 지원금 정책 변화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CHIPS Act 보조금 지급을 재검토하면서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미국 투자 수익성이 영향받을 수 있다.
2026년 전망과 도전 과제
AI 슈퍼사이클의 지속
삼성전자는 2026년도 AI 인프라 투자 붐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BM4 양산 가능성, 2나노 파운드리 고객 확보, 그리고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영업이익 100조 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증권가 전망도 있으며, 이는 2024년 대비 3배 이상의 성장을 의미한다.
중장기 도전 과제들
파운드리 경쟁에서는 TSMC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2나노 양산을 단계적으로 안정화해야 한다. 특히 테슬라 계약의 성공적 이행을 통해 수율 안정성을 입증하는 것이 향후 고객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System LSI 약세 극복을 위해 Exynos 프로세서의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 내년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될 엑시노스 2600의 성능이 시장에서 검증받는 것이 향후 사업 방향을 좌우할 것이다.
관세 및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도 중요하다. 미국 관세 정책 변화와 중국 시장 둔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전략이 필요하며,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최적화가 핵심이 될 것이다.
가전 사업의 수익성 강화도 과제다. TV 부문의 경쟁 심화 속에서 AI TV, 프리미엄 제품, 로봇청소기 등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전환이 지속되어야 한다.
반도체로 다시 정상화하다
2025년 삼성전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수혜자’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올해는 단순한 실적 회복을 넘어 기업의 체질 개선을 이루어 낸 의미 있는 한 해였다. HBM3E 판매 확대, 2나노 파운드리 기술력 입증, 갤럭시 AI 스마트폰 성공, 폴더블 시장 리더십 강화 등 여러 전선에서 동시에 성과를 거두었다.
다만, 미국 관세 불확실성, 파운드리 경쟁 심화,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2026년 영업이익 100조 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고대역폭 메모리(HBM4) 판매 확대, 2나노 공정 안정화, 차별화된 AI 기기 개발이라는 세 가지 전략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2025년은 극적인 반등의 한 해였다. 2026년은 그 성과를 지속하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위상을 재확립하기 위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파운드리 계약의 성공적 이행과 HBM 시장의 주도권 유지가 삼성전자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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