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5.14(목)

"퇴직연금 83.5% 일시금 수령"…정부·금감원, 장기 연금 수령 확대해야

퇴직연금 '장수리스크' 대응 세미나…"평생소득 기능 회복" 본격화

성기환 CP

2026-05-14 16:05:47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지연 노사정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지난 2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 발표'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지연 노사정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지난 2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 발표'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퇴직연금은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목돈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 지급되는 평생소득이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14일 서울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퇴직연금의 장수리스크 대응 방안 세미나'에서 강조한 메시지다. 정부와 금감원은 지난해 수급 개시자 60만1천명 중 83.5%가 일시금으로 수령한 현실을 '장수리스크' 시대에 부적절하다고 진단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조기 인출 최소화, 종신연금 상품 개발, 기금형 활성화 등 3대 정책 과제가 집중 논의됐다.

퇴직연금 일시금 83.5%...연금도 10년 이하 82%

이날 세미나는 퇴직연금의 '역할 상실'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금감원이 공개한 2025년 퇴직연금 수급 통계에 따르면, 수급 개시자 60만1천명 중 50만2천명(83.5%)이 일시금으로 수령했고, 연금을 선택한 9만9천명(16.5%)도 대부분 단기 수령했다.
연금 선택자의 수령 기간 분포를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5년 이하 17.5%, 5~10년 64.3%, 10~20년 15.9%, 20년 초과 2.3%로, 82%가 10년 이하 단기 연금을 택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다수 가입자가 퇴직연금을 단기 자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기대수명이 늘어난 노후 기간 동안 안정적 소득 흐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서재완 금감원 부원장보는 세미나 모두발언에서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현 체계가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정과 함께 구조적 전환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이었다.

3대 정책 제시…"담보대출로 중도 인출 방지, 종신연금 개발, 기금형 확대"

이날 세미나에서는 은퇴 이전 단계에서의 조기 인출 최소화가 첫 번째 정책 과제로 지목됐다. 이직할 때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를 해지해 일시금으로 인출하는 관행을 줄이기 위해 담보대출 같은 대체수단 활용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동아대 김대환 교수는 "적립금 담보대출을 활성화하면 가입자들이 장기간 퇴직연금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탁형 가입자의 연금 수령 기간 장기화가 두 번째 정책 과제였다. 현재 신탁형 계약은 종신연금 도입이 제한되고 있으며, 일부 사업자는 수령기간을 20년으로 한정하고 있다. 세미나 참석 금융기관들은 사망 시 잔여 적립금을 반환하는 '반환형 종신연금' 상품 개발을 요구했다. 이를 통해 장기 연금 수령의 불안을 해소하고 가입을 촉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금형 퇴직연금 활성화가 세 번째 정책 축이었다. 세미나에서는 지난 2월 노사정 TF가 합의한 기금형 도입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뤘다. 민간 금융사가 수탁법인을 설립하는 '금융기관 개방형', 여러 기업이 연합하는 '연합형' 외에 공공기관개방형 기금인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푸른씨앗)의 가입 대상을 300인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세제 혜택 대폭 강화도 "효과 제한적"…정책 전환 신호

이날 세미나에서 또 다른 역설이 지적됐다. 정부가 연금 수령을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강화했지만, 일시금 선호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월부터는 20년 초과 장기 연금 수령 시 퇴직소득세를 50%까지 감면해주는 신규 구간이 신설됐다. 기존 40%에서 10%p 확대된 혜택이다. 연금저축과 IRP로 연금을 수령할 때도 종신형을 선택하면 연금소득세를 일괄 3% 세율로 우대하는 제도가 도입되면서, 정부는 세제만으로도 연금 수령 유인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가입자들의 일시금 선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이를 "단순히 세제 혜택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목돈이 필요한 현실적 생활 여건, 연금 수령에 대한 낮은 신뢰도, 장기 운용에 대한 불안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단순한 세금 정책 전환만으로는 가입자들의 선택을 바꾸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정부 "하반기 가이드북 제작"…기금형 제도와 함께 "패러다임 전환 추진"

이날 세미나 논의를 종합하면 정부의 정책 기조는 명확했다. 퇴직연금을 '목돈'에서 '평생소득'으로 인식 전환하고, 제도 자체를 개선해 장기 연금 수령을 유도하겠다는 방향이다.

서명석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은 "향후 도입될 기금형 제도에서도 연금 상품 다양화, 인출기 맞춤형 솔루션 제공 등 가입자의 연금 수령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 과제를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금감원은 하반기 중 적립부터 인출까지 다양한 사례와 노하우를 담은 퇴직연금 가이드북도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또한 재정 전문가들은 "퇴직금이 5억원 이상인 경우 연금 수령 설계에 따라 수천만원의 세금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이번 정책 전환이 가입자들의 실제 자산 형성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 있다는 평가다.

초고령사회를 앞둔 정부의 이번 정책 전환이 실제 행동 변화로 이어질지가 관건으로 남았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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