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리는 '2026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은 예년과는 확연히 달랐다. 가격 모니터링, 수요 예측, 글로벌 시장 전망 분석 등 실무에 적용되는 10여개의 AI 에이전트가 한자리에 모여 롯데의 미래를 상징했다.
더 눈에 띄는 변화는 강연단이었다. 롯데가 VCM에 외국인 연사를 초청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미래학자이자 경영 컨설턴트인 더그 스티븐스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 수립 경험을 바탕으로 AI 트렌드와 시장 변화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달할 예정이었다. 신동빈 회장과 80여명의 계열사 대표들이 집결한 자리에서 외국인을 연단에 세운 결정은, 롯데가 얼마나 절박하게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였다.
AI 전환, 생존이 걸린 과제
신동빈 회장은 최근 CEO 50여명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명확하게 선언했다. "AX는 기업의 성장이 아닌 생존이 걸린 중요한 과제다."
성장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롯데그룹은 AI를 미래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삼고 전사적인 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의사결정, 고객 경험, 사업 운영 전반을 AI 중심으로 혁신한다는 의지였다. 신 회장은 "그룹이 AX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는 CEO가 최전선에 나서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말만이 아닌 행동을 요구한 것이다.
수익성 방어와 혁신을 잇다
하반기 VCM은 상반기 경영 성과 점검과 하반기 목표 달성을 위한 방침 공유로 이루어진다.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롯데는 수익성 중심 경영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방안을 논의해야 했다.
더그 스티븐스의 강연에 이어 노준형, 고정욱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각각 그룹 하반기 경영 전략과 재무 전략을 발표한다. 식품, 유통, 화학, 호텔 등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각 사업의 본질에 집중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었다. 상반기에는 ▲핵심 브랜드 가치 제고(식품) ▲상권 맞춤 점포 전략을 통한 고객 만족 극대화(유통) ▲신속한 구조조정과 스페셜티 중심 포트폴리오 고도화(화학) 등을 사업별 선결과제로 제시했던 만큼, 하반기 전략은 이를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가 핵심이었다.
롯데의 다음 수를 기다리며
회의장 앞의 AI 비서들은 단순한 기술 전시가 아니었다. 각각이 현업에서 작동하고 있는 실제 에이전트들이었다. 그들의 존재 자체가 롯데의 변화가 이미 시작됐음을 말했다.
마무리 발표를 맡을 신동빈 회장의 메시지가 주목된다. 하반기 그룹 경영 방침과 CEO의 역할, 리더십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대내외적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최고 경영진 80여명이 도출해낼 롯데의 '생존 전략'에 재계의 눈이 쏠려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