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NCC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사업재편 1호 법인, 대산에서 출범하다
롯데케미칼은 4일 대산공장을 분할한 후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해 'H&L어드밴스드'를 공식 출범시켰다. 합병 후 지분은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각각 50%씩 보유하는 공동 지배 체제로 전환됐다. 기존 HD현대케미칼의 지분은 HD현대오일뱅크가 60%, 롯데케미칼이 40%를 보유했던 상황이었다.
H&L어드밴스드는 정부가 승인한 사업재편 계획에 따라 향후 3년간 대산 나프타분해시설(NCC)의 연산 110만톤 규모 가동을 중단한다. NCC는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기초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로, 용량 감축은 곧 기초화학 사업 규모의 축소를 의미한다. 동시에 범용 다운스트림 설비의 가동도 축소할 계획이다.
정부가 제시한 국내 NCC 감축 목표치는 270만~370만톤이다. 롯데케미칼의 110만톤 감축은 이 목표치의 약 30~40% 수준에 해당한다. 여기에 여수산단 내 여천NCC·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의 합작법인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들 관계사는 최종 사업재편안에 따라 내년 상반기부터 여수 2공장의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부채 2조 3000억원 감축 기대
구조조정의 핵심 성과는 부채 감축이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순차입금이 올 3월 기준 7조 9000억원 수준이다. 사업재편이 완료되면 2027년 말 4조9000억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3년간 약 3조원의 순차입금이 감소한다는 의미다.
이 중 대산과 여수 공장의 분할 및 합작법인 전환만으로도 약 2조3000억원의 순차입금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 합작법인으로 넘어간 자산과 부채가 롯데케미칼의 재무제표에서 제외되는 효과 때문이다.
부채비율도 개선된다. 사업재편이 최종 완료되면 부채비율이 60%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그동안 기초화학 사업에 묶여 있던 차입금이 합작사로 이전되면서 재무 체질이 한층 강화되는 셈이다.
기초화학에서 스페셜티로, 포트폴리오 전환
부채 감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사업 구조 자체의 변화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기초화학 사업이 전체 매출액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기초화학은 이익률이 낮고 경기 변동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NCC 가동 중단으로 나타나는 또 다른 효과는 가동 중인 NCC 시설의 수익성 개선이다. 국내 NCC 과잉공급 문제가 완화되면서 공급 곡선이 개선되고, 기존 설비의 채산성이 올라가는 구조다.
2030년까지 스페셜티 60% 이상으로 확대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스페셜티 비중을 60%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전남 율촌산단에 짓고 있는 컴파운딩 공장(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에 30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슈퍼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등 고부가 제품군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해당 공장은 연내 준공 후 곧바로 상업가동에 진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2027년 영업이익 453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기적으로는 사업재편의 완성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스페셜티 확대를 통해 수익성 있는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대산공장의 통합법인은 4일 공식 출범식을 열고, 여수공장도 지난 7월 사업재편안 승인 이후 관계사들과 통합 운영 체계 구축을 위한 협의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여수 합작법인까지 정상 가동되면 석유화학 산업 내 롯데케미칼의 위치와 경쟁력은 한층 재정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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