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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정 초대전. 쉼, 색동서재(色動書齋)

이수환 CP

2024-05-10 14:34:27

사진=김천정 작가

사진=김천정 작가

책은 누군가의 이야기다.

서사가 있는 삶은 더 은은하다.

꽃이 정보에 휩쓸리지 않고응축한 봉오리를 스스로 열 듯이 조용하게 서성일 때 사유도 눈을 뜬다.

코끝에 드나드는 바람을 느끼지 못한 순간 모든 것은 끝장난다.
흙으로 돌아가기 전에 달리기를 멈추고 긴 숨을 쉬어야 한다.

책은 숨이다.

작가 김천정은 인생의 오랜 친구가 책이고, 사람은 스스로 기록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시선에 기록되고 저장되는 곳이 책이기에 쉼리고 집이라고 한다.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전시에 나의 기록은 어느 곳에 저장되었는지 한 번쯤 상상하게 하는 의미를 준다.

책이 사람이다.

「저기 걸어간다/ 훗날 한 권의 책이 될 사람/ 하여 책은 목숨이다 다양한 빛깔의 놀이터/ 반응의 화학 공장/ 서 있는 모습은 마치 사유의 비탈과도 같다」

김천정 작가는 관람객들에게 ‘때로는 상대방의 울음도 경청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이처럼 사람에 대한 이해는 쉽지 않다. 책의 이해는 인간에 대한 이해요, 인간의 이해는 세계에 대한 이해이고 끝내는 자신에 대한 이해이다. 책은 문자와 이미지가 편집된 물리적 형체이기도 하지만 고도화된 정신의 산물이다. 때문에 장식이 아닌 양식이라 부른다. 세상을 끊임없이 움직이는 이념이나 이동하는 사유도 책으로부터 기인한다.
존재 이유나 차원의 문제, 견해이거나 걸음을 옮기는 방향까지도 모두 책으로부터 얻은 것이다. 물론 읽다가 던져버린 책도 구석에 쌓여있다. 다양한 책은 다양한 인간의 삶을 상징한다. 우리가 맨눈으로 구별하는 빛깔만도 일만 칠천 가지가 넘는다. 인간의 빛깔은 이보다 다양하다. 늘 경험하는 좌절과 한숨, 기쁨과 눈물, 꿈과 행복은 각기 다른 빛깔로 변주된 책의 목소리이다. 사물이 가지고 있는 빛깔은 대부분 삼키고 소화하지 못한 빛깔만을 내뱉고 있다. 그렇게 드러난 빛깔은 아픔이고 고통(괴테)이다. 타인의 빛깔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이다.

책은 죽음처럼 살고 삶처럼 죽게도 한다. 누구나 따뜻하고 자유롭고 감 동적인 한 권의 책이 되길 희망하는 이유이다. 책은 온도를 차단하는 절연체가 아니다. 액화되거나 비등하여 무언가로 전이되는 화학원소이다. 물체와 물체를 서로 비벼 열을 만들 듯이 책과 사람은 마찰할수록 뜨거운 유대와 반응을 일으킨다. 반응의 크기가 곧 삶의 크기다. 책을 덮는 순간 무지한 사람으로 전락하거나 비로소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고 한다.

사진=색동서재

사진=색동서재


김천정 초대전은 5월 20일까지 종로구 평창동 금보성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김천정 :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박사/ 개인전 29회 / 각종 아트페어 및 그룹전 400여 회 / 대한민국미술대 전, 경기미술대전 등 심사위원 40여 회 /서울시, 서대문구, 중랑구, 마포구 등 미술심의위원 다수 역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대학원 강사역임/ 한국미술협회 회원/ 박물관· 미술관 학예사 /현, 삼육대학교 아트앤디자인학과 교수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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