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듀갈 그린하우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에서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을 공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특히 삼성이 이번 행사의 테마로 내세운 '울트라 경험(Ultra Experience)'은 단순한 마케팅 문구를 넘어 AI가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자리잡는 시대의 전환점을 상징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 관계자는 "변화는 단순히 디바이스가 할 수 있는 것에 관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디바이스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AI를 부가 기능이 아닌 사용자 경험의 핵심으로 위치시켰다.
긍정적 평가: 기술적 완성도에 주목
영국의 대표적인 테크미디어 테크레이더(TechRadar)는 이번 신제품들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특히 갤럭시 Z 폴드7에 대해 "강력한 하드웨어와 갤럭시 AI를 초슬림하고 초세련된 폼팩터에 결합해 사용자들이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고 평가했다. 펼쳐졌을 때 "더 크고 몰입감 있는 디스플레이로 변신하여 멀티태스킹과 생산성에 이상적"이라는 점도 높이 샀다.
데일리 가디언(Daily Guardian)은 "삼성이 새로운 플래그십 라인업을 발표하며 폴더블, 웨어러블, 그리고 모바일 AI 경험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보도하며, 업계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를 예상했다.
우려의 목소리: 가격과 실용성 문제
하지만 모든 반응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일부 유럽 매체들은 갤럭시 Z 폴드7의 가격책정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한 매체는 "천문학적이고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고 평가하며, 프리미엄 가격 정책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GSMArena의 핸즈온 리뷰에 따르면, 갤럭시 Z 폴드7은 이전 모델 대비 가격이 상승했으며, 일부 사용자들은 "가격 대비 가치가 떨어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갤럭시 Z 플립7 FE 모델조차 "저렴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과도한 가격"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 '진화적' 업데이트
톰스 가이드(Tom's Guide)는 "삼성의 새로운 폴더블 디바이스들이 기술적으로는 분명히 진보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적 변화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갤럭시 Z 폴드7의 경우 "더 얇고 가벼워졌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근본적인 사용성 개선보다는 기존 폼팩터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치중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 전략과 현지화 노력
삼성의 이번 행사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포괄적인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브루클린에서 개최된 발표회는 여러 시간대와 플랫폼에서 생중계됐으며, 영국 시간 오후 3시, 중부 유럽 시간 오후 4시 등 국제 관객들을 고려한 시간대 설정으로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을 제공했다.
AT&T와 같은 주요 통신사들이 즉시 사전 주문을 시작한 것도 주목할 점이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폴더블 디바이스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삼성 인도 법인은 1,999루피(약 3만원)의 사전 예약금으로 최대 5만 루피(약 75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지역별 마케팅 전략도 다각화하고 있다.
AI 중심 사용자 경험의 전환점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AI 기술의 통합이었다. 삼성은 갤럭시 AI를 단순한 부가 기능이 아닌 사용자 경험의 핵심으로 자리매김시키며, "AI가 빠르게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되어 모바일 디바이스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재정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글로벌 뉴스룸은 이번 제품들을 "지금까지 가장 진보한 갤럭시 Z 시리즈로, 정밀한 엔지니어링과 강력한 인텔리전스를 완벽하게 결합하여 일상적인 상호작용을 향상시킨다"고 소개했다. 특히 "가장 얇고 가벼운 디자인"을 구현하면서도 AI 성능을 극대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폴더블 시장의 미래 전망
블룸버그는 이번 행사를 "갤럭시 폰과 인공지능 기능의 차세대 진화"를 보여주는 자리라고 평가하며,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경쟁 우위 유지 의지를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업체들의 폴더블 시장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삼성이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사이버뉴스(Cybernews)는 "삼성이 폴더블 디바이스와 웨어러블 기기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며, 특히 갤럭시 Z 플립7 FE의 등장이 폴더블 시장의 대중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여전히 높은 가격대가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한계도 지적했다.
완성도 높은 진화 vs 혁신의 아쉬움
해외 미디어들의 반응을 종합하면, 이번 갤럭시 언팩 2025는 기술적 완성도 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적 변화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폴더블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급진적 변화보다는 세밀한 개선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 접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이 브루클린에서 선보인 '울트라 경험'은 폴더블 기술의 대중화와 AI 통합을 통한 새로운 사용자 경험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대와 실용성에 대한 의문은 삼성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폴더블 시장의 미래가 기술적 혁신에서 사용자 경험 최적화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시점에서, 삼성의 이번 행사는 업계 전반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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