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혜림 변호사
문제의 핵심은 ‘극단적 선택’이 보험 약관상 면책 사유로 해석된다는 점이다.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번개탄을 구입하고, 차량을 밀폐한 뒤 발화시킨 점에 주목한다. 이 일련의 과정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태에서만 가능한 행동이라는 논리를 편다. 사고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되었다면, 이 또한 고의 사고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된다. 피보험자에게 과거 우울증 진단이 있었더라도, 증상이 경미했거나 사고 직전 치료 이력이 없었다면, 중증 정신질환 상태가 아니라는 주장을 덧붙인다.
그러나 사건의 본질은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 정신질환은 치료를 중단했을 경우 증상이 급속히 악화될 수 있으며, 사고 당시 판단력이 현저히 저하되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특히 치료 중단 시 환자의 상태를 설명할 객관적 자료가 부족한 경우, 주변인 진술이나 의료기관 의사 소견이 핵심 증거로 작용하게 된다. 문제는 사망자의 정신 상태를 보험금 청구권자인 남은 가족이 입증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고 이전의 병력, 치료 중단 여부, 주변인의 진술, 자필 유서의 구체성, 의료기관의 의학적 소견 등 복잡한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분석해야 한다.
법적으로도 유족 측에서 상해 사망에 해당함을 입증하지 못하면 보험금은 지급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보험회사는 방대한 심사자료와 법리를 앞세워 적극 방어에 나선다. 특히 자살이 아닌 사고임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상해 사망보험금 지급 거절이라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미 정신적 충격과 상실을 겪은 유족들이 이 복잡한 절차를 홀로 감당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보험금 분쟁이 발생했다면, 초기에 보험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피보험자가 사망한 상황에서, 남은 가족이 보험회사를 상대로 불리한 구조에 맞서 싸워야 한다. 그렇기에 남겨진 가족만이 그 권리를 지킬 수 있으며, 그 시작은 법률 전문가와의 신속한 상담에서 비롯된다. 보험회사의 면책 논리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준비된 법률적 대응뿐이다.
도움말 소혜림 변호사
[글로벌에픽 황성수 CP / hss@globalepic.co.kr]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