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장학재단 장혜선 이사장(왼쪽에서 네 번째)와 한국청소년복지시설협회 고승덕 이사장(다섯 번째)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신격호 창업주 정신 계승하는 장혜선 이사장의 첫 번째 사업
지난 22일 잠실청소년센터에서 열린 '장혜선 가정 밖 청소년 장학금 전달식'에는 장혜선 이사장을 비롯해 한국청소년복지시설협회 고승덕 이사장 및 장학생 등 약 90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장혜선 이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외손녀로, 2023년 11월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후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국내외에서 다양한 공익 사업을 전개해왔다. 특히 이번 '장혜선 가정 밖 청소년 장학금'은 그의 이름이 붙는 첫 번째 사업으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56,000명에 달하는 가정 밖 청소년의 현실
'가정 밖 청소년'은 가정 내 갈등과 학대, 폭력, 방임, 가정해체, 가출 등의 이유로 보호자로부터 이탈되어 사회적 보호 및 지원이 필요한 9세 이상 24세 이하 청소년을 뜻한다. 현재 전국의 가정 밖 청소년은 약 56,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며, 공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 대한 제도적 관심과 지원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재단은 올해 청소년쉼터 또는 청소년자립지원관에 거주하고 있는 13~24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경제적 상황과 진로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장학생을 선발했다. 선발된 장학생 중에서는 고등학생이 가장 많은 52%를 차지했으며, 대학생(22%), 대학교 미진학 성인(14%), 중학생(8%), 학교 밖 청소년(4%)이 뒤를 이었다.
장학생들이 쉼터에 입소하게 된 이유는 가정 내 아동학대가 44%로 가장 많았으며, 이 밖에도 가정해체(24%), 가정폭력(14%), 방임(8%), 성폭력(6%) 등 가정 밖 청소년들이 겪은 다양한 가정 내 문제들이 확인됐다.
개인적 아픔까지 나누며 전한 희망의 메시지
"여러분의 상황을 비록 온전히 이해하고 알 수는 없지만, 저 역시 이러한 힘든 상황을 겪어봤기에 '불행과 행복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오는 감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몇십 년을 병상에서 보냈고, 고통으로 인해 빨리 죽기만을 바랐던 제가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는 하나의 증거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 이사장은 "사람의 불행과 행복은 저나 여러분 누구에게나 비슷하게 주어지며, 단지 저마다 그 불행과 행복의 종류가 다르고, 어떤 시기에 먼저 찾아오는지의 차이일 뿐"이라며 "여러분은 힘든 시기를 조금 더 일찍 겪은 것이고, 그렇기에 앞으로는 행복한 일이 인생에 더 많이 남아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실질적 사례 통해 전한 가능성에 대한 믿음
장 이사장은 실제 사례를 소개하며 장학생들에게 희망의 말을 건넸다. "제가 아끼는 직원 중 한 명도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었지만,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 지금은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유능한 청년이 되었다"며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면 잘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는 그 직원의 말에 저 역시 큰 용기와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도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고 앞으로 더 멋지고 빛나는 청년으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격호 창업주 정신을 계승하는 적극적 행보
장혜선 이사장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손녀이자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의 맏딸로, 어머니인 신영자 의장의 뒤를 이어 3대째 롯데장학재단을 이끌고 있다. 2005년부터 신격호 회장이 별세하던 2020년까지 매주 두 차례씩 신격호 회장을 찾아 그와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취임 이후 장 이사장은 적극적인 대외소통으로 롯데재단의 변신을 알려왔다. 신 명예회장의 이름을 딴 문학상과 기업가 대상을 제정했으며, 광복회와 손잡고 독립운동가 후손 지원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들의 데이터베이스를 정리하고 네트워킹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해 이들과 맺은 인연의 끈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정 밖 청소년 지원 제도의 현실과 한계
국가인권위원회의 2015년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가정의 보살핌 부족이나 학대 등으로 가정 밖에 나온 청소년이 건강악화는 물론 끼니를 구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에 있거나 절도나 성매매 등의 범죄에 노출되기 쉬워 이들에 대한 보호와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가출'이 '반사회적 행동'이라는 관점에 기반하고 있어 경찰의 단속 또는 언론보도를 통해 다루어지는 가출 청소년들이 비행청소년, 예비범죄자로 간주되는 사회적 낙인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현재 전국 137개소의 지역 청소년쉼터와 13개소의 청소년자립지원관이 운영 중이며, 가정 밖 청소년들에게 상담, 주거, 학업, 자립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한 각종 절차와 후견인제도의 복잡성 등으로 인해 실질적 지원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함께 걸어가는 재단을 향한 비전
장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이번 사업은 올해 처음 진행되는 만큼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을 수 있고, 여러분에게 무엇이 더 필요하고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드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저희도 배워가는 과정에 있다"며 "앞으로도 여러분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더 깊이 이해하며, 진심을 담아 도울 수 있도록 함께 소통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 재단은 단순한 지원기관이 아니라, 여러분 곁에서 함께 고민하고 함께 걸어가는 존재가 되고 싶다"며 "오늘 전달한 장학금이 여러분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따뜻함으로 전해지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고 장학생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회공헌 활동의 새로운 모델 제시
이번 '장혜선 가정 밖 청소년 장학금 지원사업'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사회적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재단 이사장이 직접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나누며 장학생들과 소통하려는 모습은 기존의 형식적인 장학금 전달식과는 차별화된 접근으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장학재단은 1983년 신격호 명예회장이 설립한 이래 집안이 어려운 우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학술 진흥·복지 사업을 펼쳐 오고 있다. 이번 신규 사업을 통해 어려운 현실 속에서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장학금은 각 청소년이 거주하는 쉼터 계좌를 통해 직접 지급되며, 재단은 한국청소년복지시설협회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가정 밖 청소년들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동시에, 민간 재단의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이 공적 지원의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롯데장학재단 장혜선 이사장이 전달식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롯데장학재단 장혜선 이사장이 전달식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롯데장학재단 장혜선 이사장이 장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롯데장학재단 장혜선 이사장이 장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승윤 CP / kiss.sf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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