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자연어처리 기술인 FinBERT 모델을 활용해 지난 2년간 양사에 대한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심리를 분석했다. 그 결과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강한 낙관론이,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석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애널리스트 심리지수(ASI)는 2023년 3월 -0.20에서 시작해 현재 +0.15 수준을 유지하며 지속적인 긍정 구간에 머물고 있다. 특히 2024년 5월에는 +0.23까지 상승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평가가 반영된 결과다.
반면 삼성전자는 2023년 상반기 0을 상회하며 긍정 전환에 성공했지만, 2024년 하반기 들어 심리지수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2024년 10~11월경에는 부정적 보고서가 쏟아지며 심리지수가 중립(0) 근처까지 하락했다.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0.15로 회복했지만, 여전히 SK하이닉스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두 기업의 KOSPI 내 합산 시총 비중은 24%에 육박한다. 현재 SK하이닉스만으로도 전체 시총의 8%를 넘어서며 이제는 삼성전자와 함께 시장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풍향계' 역할을 하고 있다.
분석 결과 애널리스트 심리 변화는 실제 주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경우 애널리스트 심리가 긍정적으로 변한 후 20일 뒤 평균 1.83% 상승했으며, 부정적으로 변했을 때는 2.45%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심리 변화에 따른 주가 반응이 더욱 민감했다. 긍정적 심리 변화 후 20일 뒤 4.31% 상승, 부정적 변화 후에는 3.89%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엇갈릴 때 주가 변동성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심리분산지수(SDI)가 높아지면 향후 주가 변동성도 함께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방인성 유진투자증권 계량분석팀장은 "애널리스트 심리는 단순한 시장 소음이 아니라 주가 예측에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한다"며 "특히 심리 변화 후 5~10거래일 동안 예측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므로, 이를 단기 투자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은 전통적인 재무분석과 기술적 분석을 넘어 '심리 분석'이라는 새로운 투자 도구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애널리스트 심리지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과거 평균을 상회하는 긍정적 추세가 나타날 때 비중을 확대하고, 의견 분산이 커질 때는 변동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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