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8월 13일, 알라스카의 주노 북쪽에 있는 빙하호가 붕괴하면서 멘덴홀 강(Mendenhall River)의 수위가 최대 5.03미터까지 상승했고, 이에 따라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2024년의 최고 수위(4.87미터)를 넘는 기록적인 홍수였다.

이러한 현상의 ‘빙하호 붕괴 홍수(Glacial Lake Outburst Flood, 이하 GLOF)’는 여름철 녹아내린 빙하수가 얼음, 퇴적물, 암석 등으로 형성된 불안정한 구조물 안에 일시적으로 고였다가, 이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막대한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 발생하는 홍수다. 더욱이 2011년부터 매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GLOF’는 극지방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기후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 고산 지대의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리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빙하호’가 지속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1990년 이후, 전 세계 ‘빙하호’의 면적과 부피는 약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도, 파키스탄, 중국, 페루 등 히말라야와 안데스산맥을 따라 형성된 지역은 ‘GLOF’ 고위험 지대로 지목된다. 실제로 2023년 인도 북부에서는 빙하호가 붕괴하며 거대한 홍수가 수력발전소를 덮쳤고, 이에 따라 5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다. 고산 지역일수록 도로와 통신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하고 신속한 대피가 어려워, 피해는 더욱 치명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1,500만 명이 ‘GLOF’ 위험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알래스카는 미국 본토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지구 온난화가 현재 수준으로 계속 이어진다고 해도, 전 세계 빙하 질량의 최소 39%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처럼 기후 변화는 마치 빙하호 붕괴 홍수처럼, 갑작스럽고 거센 형태로 우리 일상에 덮칠지 모른다.

<My Own Planet>, ‘There is no Planet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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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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