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투자증권은 16일 발표한 글로벌 주식전략 보고서를 통해 "금리 인하는 주식의 매력을 떨어뜨리지 않고, 오히려 강하게 만들어 줄 공산이 크다"고 주장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글로벌 주식전략가는 "최근 시장에서 금리 인하는 주식에 악재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우리의 생각은 다르다"며 "결론부터 언급하면 금리 인하는 주식의 매력을 떨어뜨리지 않고, 오히려 강하게 만들어 줄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 통계를 보면 의외로 금리 인하가 시작될 때 주가 흐름은 중립적이었다. 다만 2~3년에 걸친 약세장의 시작이었던 경우도 있고, 반대로 금리 인하가 유동성 버블을 불러온 경우도 있어 상황에 따라 해석이 판이하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보통은 경기 침체 여부가 시장의 운명을 갈랐다고 하는데, 침체 여부는 사후적으로 드러나며 팬데믹은 침체였어도 주가가 이후 급등했다. 따라서 침체 여부만으로 금리 인하를 투자전략화하기 어렵다는 게 신한투자증권의 판단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신한투자증권은 '얼마나 레버리지가 과도한지'의 여부가 금리 인하 이후 주가의 향방을 결정한다고 분석했다. 만약 지난 수년간 쌓인 과도한 레버리지와 가격 버블이 붕괴되는 상황이라면, 금리 인하로 인한 자산가격 부양 효과보다 연쇄 청산에 따른 디레버리징 압력이 더 크기 때문에 주가는 붕괴한다는 것이다.
과도한 레버리지가 터지면 아무리 돈을 풀어도 투자자와 경제주체가 레버리지를 다시 쌓을 수가 없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2001년 닷컴 버블 붕괴, 2007년 주택 버블 붕괴, 2010년 PIIGS 재정위기, 2022년 중국 부동산 위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금리 인하가 단행되는 시점에 레버리지가 쌓여있지 않다면 금리 인하는 즉각적인 자산가격 부양 효과를 발휘한다. 디레버리징 압력이 없는 국면에서 과잉 유동성이 주입되면 경제주체들은 기꺼이 레버리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98년 10월 연준의 보험성 금리 인하, 2020년 3월 팬데믹 당시 금리 인하가 바로 이런 경우였다.
현재 상황은 어떨까. 신한투자증권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 기업과 가계의 디레버리징이 이어짐에 따라 경제가 고금리를 잘 견뎌냈다고 분석했다. 경제주체들은 빚쟁이로 전락해 채무 상환에 허덕이는 상태가 아니며, 낮은 크레딧 스프레드가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연쇄청산 리스크는 없다는 판단이다. 이런 상황에서의 금리 인하는 추후 채무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는 게 신한투자증권의 전망이다. 역사적으로 채무자가 유리한 상황에서 주식이 좋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는 주식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은 이자비용 부담도 없고, 금리가 높은 게 펀더멘탈에 영향을 못 주는 국면"이라며 "채무자가 유리한 환경에서 낮은 크레딧 스프레드가 이를 방증하고 있어 주식에 유리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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