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3일 한국거래소에 'TIGER 7% 위클리커버드콜 ETF 시리즈' 2종을 신규 상장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출시의 핵심은 연간 최대 7%라는 '적절한' 분배 한도 설정이다. 시장에 넘쳐나는 10%대 고분배 상품들과는 확연히 다른 접근이다.
왜 7%일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를 "기초 자산의 성장성을 고려한 적절한 분배율"이라고 설명한다. ETF 분배금은 결국 ETF 순자산가치에 포함된 금액을 인출해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도한 분배는 원금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7%라는 수치는 이런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투자자들의 현금흐름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인 셈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두 상품은 각각 다른 전략을 구사한다. 먼저 'TIGER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ETF'는 코스피200 지수의 성장을 추종하면서 연간 최대 7%의 분배율을 목표로 하는 월배당 ETF다. 주목할 점은 옵션 매도 비중을 평균 약 20% 수준으로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코스피200의 상승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두 상품을 함께 활용하면 더욱 흥미로운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 'TIGER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ETF'는 매월 15일,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위클리커버드콜 ETF'는 매월 말에 분배를 실시해 격주 분배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은퇴자들에게는 보다 규칙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는 것이다.
세제 혜택도 놓칠 수 없는 장점이다. 옵션 프리미엄에서 발생하는 분배 재원은 비과세 항목으로, 투자자들은 일부 분배금에 대해 세금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는 실질 수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윤병호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은 이번 상품의 철학을 명확히 밝혔다. "고분배의 유혹을 배제하고, 국내 주식시장에 기반해 지속가능한 현금흐름과 원금 성장을 최우선순위로 두고 설계했다"는 것이다. 그는 "코스피200의 성장성과 배당성장주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은퇴 이후 생활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최근 ETF 시장의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은퇴 자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시에 원금 보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무작정 높은 분배율을 추구하다가 원금을 까먹는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들도 보다 신중한 접근을 원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이번 전략은 이런 시장 변화를 정확히 읽은 것으로 보인다. '적절한 분배율'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로 시장을 선도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단기적인 고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ETF 시장이 성숙해갈수록 투자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상품보다는,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전략을 제시하는 상품들이 더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적절한 분배율' 전략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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