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도로교통법은 경찰공무원이 술에 취한 상태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운전자에게 음주측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실제 음주 수치와 무관하게 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한다. 명시적인 거부뿐 아니라, 측정기에 숨을 제대로 불어넣지 않거나 시간을 끄는 행위, 단속 현장을 이탈하는 경우도 거부로 판단될 수 있다.
음주측정거부에 대한 처벌 수위는 일반적인 음주운전보다 훨씬 무겁다.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0.08% 미만의 음주운전이 초범일 경우 비교적 낮은 처벌이 적용되는 것과 달리, 음주측정거부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규정돼 있다. 실제로 마신 술의 양이 적더라도, 거부한 순간 법적으로는 만취 상태에 준하는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 구조다.
행정처분 역시 예외가 없다. 음주운전은 수치에 따라 면허 정지로 그칠 수 있지만, 음주측정거부는 적발 즉시 면허가 취소되고 2년간 운전면허 취득이 제한된다. 생업상 운전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단순한 처벌을 넘어 장기간의 생활 기반 흔들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음주측정 거부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다가 공무집행방해 혐의까지 더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측정 요구의 적법성이나 절차상 문제는 현장에서 다투는 것이 아니라, 이후 법률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현장에서의 즉흥적인 판단과 언행 하나가 사건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다.
따라서 음주측정거부와 관련된 상황에서는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찰의 측정 요구가 법적 요건을 충족했는지, 거부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가 어디까지인지, 이후 진술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따라 사건의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이 단계에서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을 정리하지 못하면, 불리한 진술이 누적돼 이후 번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
법무법인 더앤 이현중 대표변호사는 “음주측정거부 사건은 단속 현장에서의 대응과 수사 초기 진술이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며 “측정 요구의 적법성 여부, 거부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의 범위 등을 초기부터 법률적으로 점검하고 대응 전략을 세워야 불필요한 중형을 피할 가능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연락을 받은 단계부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대응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에픽 이성수 CP / ls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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