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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표 취임 앞둔 대신증권, 초대형 IB 입성 속도낸다

시장 신뢰회복 ‘최우선 과제’…’발행어음’ 인가 매진

성기환 CP

2026-03-23 08:59:43

대신증권 본사 전경. [사진=대신증권]

대신증권 본사 전경. [사진=대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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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성기환 CP] 신임 경영진 출범을 앞둔 대신증권이 예기치 않은 사법 리스크에 봉착했다. 2024년 12월 24일 국내 10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되며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출이라는 숙원의 첫 관문을 통과한 지 약 1년 3개월 만이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24일 회사의 전직 부장이 2024년 말부터 2025년 초까지 시세조종 세력과 공모해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부당하게 조종한 혐의로 적발되면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달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식 취임할 예정인 진승욱 신임 대표이사는 회사가 6년 만에 맞이한 경영진 교체라는 긍정적 신호를 받으며 출범하려 했지만, 지난달 터진 검찰 수사로 내부통제 리스크라는 예상 밖의 악재에 놓였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별 직원의 비위를 넘어 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 자체에 대한 엄격한 점검으로 확대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발행어음 인가라는 '꿈의 면허' 획득까지 수 년의 추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종투사 지정 1년 3개월 만의 '검찰 압수수색'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2024년 12월 말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이라는 요건을 충족하며 국내 10번째 종투사로 지정됐다. 이는 그룹의 이어룡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제시한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의 진출이라는 전략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종투사 지정은 단순한 명칭 변화가 아니라는 평가다.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며,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자금을 대출해주거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기업금융 분야의 영업 기반을 대폭 확충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종투사 지정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위기가 터져 나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4년 말부터 2025년 초 대신증권 재직 당시 코스닥 상장 가구 제조업체의 주가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1천원대 중반이던 주가는 4천원대까지 급등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부당이득은 수십억원대로 추정된다.

이번 사건 관련해 대신증권은 2025년 6월부터 자체 감사를 실시했으며, 내부 조사 결과를 토대로 A씨를 경찰에 형사고발했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달 24일 검찰이 대신증권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내부통제 능력'이 발행어음 인가의 핵심으로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이 터진 이후 금융당국은 대신증권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 역할을 했는지, 즉 내부통제의 실효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부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이상 거래 탐지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지점 단위 리스크 관리가 실효성이 있었는지가 중요한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감독 당국은 초대형 IB나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에서 자기자본이나 영업 실적뿐만 아니라 내부통제 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주식을 거래하는 증권사 내부에서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다른 주가조작 사건보다 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의 과거 선례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2017년 이미 자기자본 4조원을 넘어 발행어음 인가의 정량적 요건을 충족한 삼성증권도 여전히 8년째 대기 중이다. 삼성증권이 2018년 유령주식 사태 이후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이슈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도 2023년부터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거래와 관련한 불공정거래 의혹으로 발행어음 인가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발주자와의 '자본력 격차' 점점 더 벌어져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초대형 IB 종투사로는 한국투자증권 12조219억원, 미래에셋증권 10조3천105억원 등이 있으며, 이들은 이미 발행어음 인가를 받았다. 대신증권도 지난해 4분기 말 발행어음 인가에 필요한 자기자본 4조원 허들을 넘었지만,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발행어음 인가 심사는 사실상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기자본의 차이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직접적으로 조달 가능한 자금 규모와 수익 창출 능력의 차이로 직결된다. 한국투자증권은 2025년 3분기 기준 발행어음 잔고 18조7천10억원(한도의 77.8%)을 기록 중이다.

더욱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요건을 충족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11월 IMA(종합투자계좌) 인가까지 받으면서 자금 조달 한도를 300%까지 확대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00%까지만 가능하지만, IMA 인가로 추가 100%를 더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선발주자들은 발행어음·IMA 통합 레버리지 한도를 자기자본의 300%로 운영하고 있다.

한편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도 잇따라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서 이들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신증권의 경영진 교체는 원래 조직 쇄신의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회사가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후 수습 과정을 거쳐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만큼, 새로운 경영진의 출범은 초대형 IB 진출이라는 새로운 도약의 신호로 평가됐었다.

1968년생인 진승욱 기획지원총괄 부사장이 이달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진 부사장은 대신에프앤아이 경영기획본부장을 거쳐 대신증권에서 전략지원부문장, 경영기획부문장을 맡은 뒤 2022년부터 약 2년간 대신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낸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전 오익근 대표는 3연임 임기 동안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후 조직을 수습하고, 초대형 IB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신임 대표 체제가 출범하기 직전 터진 검찰 수사로 인해 경영 개혁의 모멘텀이 상당 부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임 대표 취임 직전 검찰 수사 소식이 나오면서 시장에서 신뢰 신호를 읽기 어렵게 됐다"며 "발행어음 인가 심사 과정에서 대주주 적격성뿐만 아니라 신규 경영진의 리더십도 평가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2년 이상 '발행어음 인가' 지연 가능성

증권업계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진승욱 신임 체제의 시험 기간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주총회 이후 진 부사장은 대신증권의 숙원사업인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을 주도할 전망이다.

다만 초대형 IB와 발행어음 인가를 위해서는 높은 자본력과 함께 금융당국의 신뢰가 필수요건으로 꼽힌다. 자본시장법 등에 따르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인가 심사 자체가 정지될 수도 있다. 이는 단순히 심사 시간이 지연되는 것을 넘어 선발 증권사들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내부통제가 예전처럼 추가적 평가항목이 아니라, 자본금만큼 핵심 심사 기준으로 자리잡았다"며 "대신증권이 발행어음 인가를 획득하기까지는 수년이 더 소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진승욱 신임 대표의 '신뢰 회복'이 성패 결정

6년 만에 교체되는 진승욱 신임 대표가 이번 사법 리스크를 얼마나 빠르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초대형 IB 진출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당국의 신뢰 회복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선발 증권사들이 이미 발행어음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검찰 수사의 향방은 대신증권이 '준(準)대형사'로 남을지, 진정한 '초대형 IB'로 도약할지를 결정짓는 최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신임 대표 취임을 앞두고 터진 주가조작 사건은 지금껏 대신증권이 수년간 쌓아올린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진승욱 신임 체제의 리더십과 내부통제 강화, 그리고 금융당국과의 소통이 이번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는 수 개월내에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초대형 IB 진출이라는 숙원을 앞두고 터진 이번 사건의 어떻게 전개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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