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5.06(수)

삼성-애플 파운드리 협력 가시화

핵심 칩 위탁생산 추진 …노-사 갈등 심화 땐 물거품 우려

안재후 CP

2026-05-06 14:09:46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7~12월)가동 예정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7~12월)가동 예정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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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애플이 핵심 반도체 칩의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추진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애플 경영진이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의 반도체 공장을 직접 방문해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해부터 수익성 부진을 겪어온 삼성 파운드리의 재도약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애플 경영진, 건설 중인 테일러시 공장 방문
최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삼성전자를 새로운 협력 후보군으로 적극 검토 중이다. 애플 경영진의 텍사스 팹 방문은 단순한 견학을 넘어 구체적인 생산 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급 접촉으로 해석된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애플이 위탁을 추진할 주요 제품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에 탑재되는 자체 설계 반도체인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AP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통신 모뎀을 하나로 통합한 시스템온칩(SoC)으로, 모바일 기기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부품이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자국화 정책과 애플의 지속적인 공급처 다각화 움직임이 맞아떨어지면서, 삼성 파운드리는 TSMC의 생산 병목에 따른 기회를 포착하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조 속에서 삼성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2분기 실적 반등 전망, 경영진 신뢰도 높아
삼성전자는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 사업의 회복 신호를 명확히 보냈다. 회사는 "2분기 첨단 공정 가동률이 최대 수준에 도달해 운영 중"이라며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성장 및 손익 개선을 전망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경영진의 자신감은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2나노미터(㎚) 2세대 공정 기반 모바일향 신제품 양산을 시작하고, 4나노 공정을 활용한 메모리,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향 신제품도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이는 파운드리 부문의 제조 능력이 실질적으로 복구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형 고객사인 애플과의 협력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 파운드리의 실적 개선 흐름은 한층 가속화될 수 있다. 가동률 정상화와 함께 수익 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파업 리스크, 성장 발목 잡을 수 있어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이 맞이한 기회는 내부 불안정 요소에 직면해 있다. 최근 노사 갈등으로 인한 파업 논의 과정에서 파운드리 생산 라인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했던 전례가 있다.

당시 메모리 라인은 평균 15~25% 수준의 생산량 감소에 그친 반면, 파운드리 부문은 전체 생산 실적이 58%까지 급감했다. 사실상 절반 수준으로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는 파운드리 라인의 특성상 가동이 중단되면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노사 갈등이 재현될 경우 애플 같은 대형 고객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신뢰도에 금이 갈 수 있다. 특히 공급 안정성을 최우선하는 애플의 성향을 감안하면, 파업 리스크는 협력 협상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요소다.

경쟁사 추격전, 삼성의 시간 제한적
국내외 경쟁사들은 이미 삼성의 어려움을 공략하고 있다. TSMC와 인텔은 수익성 강화와 비용 효율화에 속도를 내면서 고객 확보 경쟁에 본격 나서고 있다. 특히 TSMC의 경우 공급 병목 문제가 개선되면서 기존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중이다.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도 정부 지원에 힘입어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오고 있다. 과거 TSMC의 공급 부족이 삼성에는 시장 진출의 기회로 작용했지만, 역으로 삼성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이 기회는 경쟁사로 이동할 수 있다. 삼성이 애플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시간은 더욱 제한적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불확실성 속 열린 가능성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애플이 공급망 다변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내온 만큼 삼성과의 협력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실화되기까지는 여러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파운드리는 기술력과 생산 능력 측면에서는 애플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 문제는 그러한 역량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공급할 수 있느냐다. 애플과의 협력이 성공하려면 경영 안정성과 생산 연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애플 같은 글로벌 톱 기업의 신뢰를 얻는 것은 삼성 파운드리의 차기 성장을 좌우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다. 그러나 내부 노사 갈등이라는 변수가 계속 작용한다면, 이 기회마저 다른 경쟁사에게 넘겨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위험 요소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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