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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보, 홍범도함 화재 1천억 직격탄

비상경영 선포 직후 악재 터저 …시험대 오른 정종표 리더십

성기환 CP

2026-05-13 08:48:25

DB손해보험 정종표 대표.[사진=DB손보]

DB손해보험 정종표 대표.[사진=DB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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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성기환 CP] DB손해보험이 홍범도함 화재사고에서 간사사로 참여해 50%를 인수한 가운데, 약 1천억원 규모의 손실에 직면했다.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 지 불과 수주 만에 터진 대형 사고로, 일반보험 부문의 적자 추세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판단요율을 앞세운 공격적 인수 전략의 적정성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조선소서 화재 발생

DB손보가 올 3월부터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며 수익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지 불과 수주 만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지난달 9일 오후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창정비(선체 정비) 중이던 해군 214급 잠수함 홍범도함에서 화재가 발생,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1명이 사망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이달 6일 HD현대중공업과 해군 관계자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엄정 수사 중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인한 총 손실 규모는 약 2천억원 안팎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DB손보는 간사사로서 50%를 인수한 만큼 약 1천억원 규모의 손실을 부담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종표 대표가 신년사와 각종 경영 자료에서 "수익성 경쟁우위 회복"을 강조했던 직후에 발생한 이번 사고는 경영 기조에 찬물을 끼얹는 변수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홍범도함 보험은 방위산업공제조합의 판매공제 형태로 체결됐으며, DB손보와 현대해상이 각각 50%씩 인수했다”며 “HD현대중공업의 방산물건은 통상 현대가 간사사를 맡는데, 이번 건은 특이하게도 DB가 간사사를 맡았다”며 그 배경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대형 화재·재난사고로 일반보험 수익성 악화

DB손보의 일반보험 부문은 2025년 대형 화재·재난 사고의 잇단 발생으로 심각한 수익성 악화를 경험했다. 지난해 연간 일반보험 손익은 149억원에 그쳤으며, 이는 2024년 실적 대비 85.8% 급감한 수치다. 미국 LA 산불,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 배터리 화재 등 대형 사고들이 보험손실을 크게 증가시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025년은 대형 일반보험 사고가 유난히 많은 한 해였다"며 "미국 LA 산불만 해도 600억~1천억원대 손실이 발생했고, 금호타이어 화재는 5천억원대 컨소시엄 보장 한도 중 DB손보가 47%를 간사사로 책임졌다"고 설명했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일반보험 영업이익은 49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구조적 손실이 누적된 상황에서 홍범도함 화재가 추가로 발생했다는 점이 경영진에게 더욱 치명적인 상황을 만들고 있다.

DB손보가 판단요율을 적용해 저가로 인수한 계약구조가 손실을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 재보험업계 관계자는 “홍범도함은 보험료가 1억원 미만인 8천800만원 수준의 매우 저가로 책정돼 인수한 것으로 안다”며 “무리한 판단요율 적용으로 해외 재보험사 출재가 어려워져 DB손보가 거의 대부분을 직접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손보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번 화재사고는 수리비가 보험가입금액을 초과해 전손처리한 걸로 안다”며 “잠수함 사고는 지금껏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DB손보가 보유를 확대한 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판단요율은 리스크 기반의 개별 요율 산정을 통해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하도록 설계됐지만, 대형 프로젝트처럼 변동성이 큰 리스크에서 과도한 저가 인수로 이어질 경우 재보험 출재 불가능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는 게 보험업계의 분석이다. 결국 리스크를 외부로 분산하지 못한 채 손해가 직접 확대되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이 핵심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종표 대표 수익성 강화 전략 현실화 미지수

정종표 대표의 경영 리더십도 이번 사안으로 시험대에 오를 조짐이 보인다. 1987년 입사해 37년간 DB손보에서 근무한 '영업통'으로 평가받아온 그는 지난해 신년사에서 "국내 손해율 등 수익성 경쟁우위 회복을 통한 안정적 사업구조 구축"을 핵심 목표로 설정했다. 법인영업과 일반보험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로 평가받아온 만큼, 포트폴리오 관리와 수익성 제고를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꺼내 들었다.

하지만 이번 홍범도함 화재사고의 간사사로서 대형 리스크를 선택한 결정이 손실로 이어지면서, "전문가 체제의 언더라이팅 역량이 실제로 입증되었는가"라는 의문이 시장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올해 1월 신년사에서 "경영효율 우위 기반의 글로벌 보험회사 도약"을 추진 전략으로 내세운 정 대표는 국내에서는 손해율 개선을, 해외에서는 포테그라 인수(2026년 상반기 예정) 완료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화재 사고의 처리 방식과 손실 규모 최소화가 향후 정 대표의 경영 능력에 대한 시장 평가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언더라이팅 기준 재검토...수익성 중심 리스크 관리 선회할 듯

홍범도함 화재는 단순한 대형 재해를 넘어 DB손보 특히 일반보험 경영 체제의 실력을 가늠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더욱이 이번 사고는 보험업계 전반에 인수 기준 재검토의 신호를 보내는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종표 대표 체제에서 일반보험을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목표가 현실화되려면, 수익성 중심의 리스크 선별이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권 관계자는 "DB손보가 이번 기회에 판단요율 적용 기준을 보다 보수적으로 조정하고, 대형 프로젝트 인수 시 공동사 참여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과도한 물량 확보에 따른 리스크 노출을 줄이려는 업계의 보편적 관행으로 돌아가는 신호로 해석된다.

또한 이번 홍범도함 화재는 DB손보 경영진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직접적으로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2025년 대형 화재·재난 반복으로 일반보험이 부진한 가운데, 이번 홍범도함 사고는 추가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DB손보의 인수 기준 강화와 대형 프로젝트 참여 방식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경영 효율화와 글로벌 확장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정 대표에게 이번 사고는 경영 역량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이자, 동시에 최대의 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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