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TSMC와의 '삼각동맹'을 공고히하고 있다. 사진은 회동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부터)과 웨이저자(C.C. Wei) TSMC 회장 모습. /사진제공=SK하이닉스
급성장하는 AI 시장에서 메모리 공급 병목현상이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력과 TSMC의 파운드리 역량, 엔비디아의 플랫폼 수요가 만나는 지점에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 협력 체계가 다각화되면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본격화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반도체의 입지가 한층 공고해질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하이닉스 인스타그램 캡쳐
하이닉스 부스 방문 “HBM 더 만들어 달라”
최 회장의 대만 행보는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으로 시작됐다. 지난 1일 만남을 가진 두 수장은 AI 메모리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고, 이튿날에는 황 CEO가 컴퓨텍스 2026 행사장 내 SK하이닉스 부스를 깜짝 방문해 "(HBM을) 더 만들어달라"는 친필 메시지를 남기며 양사의 신뢰도를 드러냈다.
HBM 개발과 첨단 패키징 '풀패키지' 협력
양사는 이번 회동을 통해 차세대 HBM 개발을 중심으로 첨단 패키징 분야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최근 AI 반도체 성능 경쟁이 개별 칩을 넘어 메모리와 패키징 기술을 포함한 시스템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SK하이닉스의 기술력과 TSMC의 공정 역량이 결합될 때 상승효과가 극대화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될 SK하이닉스의 6세대 HBM(HBM4)은 TSMC의 첨단 로직 공정을 통해 제작되는 만큼, 양사의 밀격한 공조가 필수적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향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춘 '고객 맞춤형(Custom) AI 메모리'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급망 병목의 실질적 해결책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공급망 병목현상은 더 이상 선택적 과제가 아닌 필수 과제가 됐다.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메모리 부족이 데이터센터 확충을 제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의 이번 협력 강화 움직임은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답안을 제시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가 보유한 AI 메모리 기술과 TSMC의 파운드리 역량을 결합하면, 단순한 공급량 확대를 넘어 고객 맞춤형 AI 메모리라는 새로운 시장 세그먼트를 창출할 수 있다. 이는 제품의 수율과 성능을 결정짓는 첨단 미세 공정 기술력이 핵심 경쟁력인 파운드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TSMC가 공동으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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