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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대 주주 올라선 '엘리먼트'는 어떤 회사

유전자 분석 핵심 기업 … 차세대 정밀의료 시장 ‘베팅’

안재후 CP

2026-06-10 11:18:31

삼성전자가 1대 주주 올라선 '엘리먼트'는 어떤 회사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삼성전자가 미국 유전자 분석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이하 엘리먼트)에 1억 7,5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며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이는 단순한 재무 투자가 아니다. 삼성이 인공지능과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기술을 바탕으로 정밀의료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신호다.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서 급속도로 성장 중인 유전체 분석 분야에 삼성이 전략적 베팅을 한 것이다.

시리즈 D 투자 10개월만에 추가 투자
삼성전자의 엘리먼트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은 2024년 7월 엘리먼트의 시리즈 D 투자에도 참여한 바 있다. 불과 10개월 만에 추가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이는 엘리먼트의 기술과 사업 전망에 대한 삼성의 확신이 그만큼 깊다는 의미다.

이번 시리즈 E 투자를 통해 삼성은 엘리먼트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경영권을 확보하지는 않았지만, 회사의 방향을 실질적으로 영향력 있게 이끌 수 있는 위치를 차지한 것이다. 엘리먼트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차세대 유전자 시퀀싱 기술의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임상·진단 분야의 제품 로드맵을 확대할 계획이다.

엘리먼트 핵심 경쟁력은 ‘정확도’
엘리먼트는 2017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설립된 비교적 젊은 기업이다. 하지만 유전체 분석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정확도에 있다.

엘리먼트가 개발한 DNA 시퀀싱 기술은 99.99%의 정확도를 자랑한다. 업계 최고 수준이다. 정확도를 높이는 것만이 아니라 분석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점도 중요하다. DNA 시퀀싱이 활용될 수 있는 시장이 그만큼 넓어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현재 엘리먼트의 장비는 주로 생명공학 연구소, 대학 연구기관, 병원 연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의 정확도와 경제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제약사, 더 나아가 임상 진단 분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염기서열 읽는 기술, DNA 시퀀싱
DNA 시퀀싱은 생명체의 설계도라고 불리는 DNA의 염기 서열을 읽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인간의 유전적 변이와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얻은 유전체 정보는 선천적 유전 특성 파악과 질병 사전 예측, 유전 변이에 따른 질병의 조기 발견, 그리고 개인 맞춤형 치료법 개발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결국 DNA 시퀀싱 기술은 미래 정밀의료의 기초다. 환자 한 명 한 명의 유전체 정보를 정확히 파악해야만 맞춤형 의료가 가능해진다.

게임 체인저, 멀티오믹스 기술
삼성이 엘리먼트에 투자한 진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바로 '멀티오믹스(Multiomics)' 기술이다.

DNA 시퀀싱이 생명체의 설계도를 읽는 것이라면, 멀티오믹스는 그 설계도가 신체 내에서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고 변화하는지까지 들여다보는 기술이다. DNA뿐 아니라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RNA, 단백질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한꺼번에 분석할 수 있다.

기존에는 DNA와 RNA, 단백질을 각각 다른 장비로 분석한 뒤 그 결과를 다시 합치는 방식을 사용했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고, 정확도의 한계도 있었다. 엘리먼트는 하나의 기기로 DNA, RNA, 단백질은 물론 세포의 변화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것이 차세대 정밀의료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이유다.

차별화된 제품 라인업으로 시장 공략
엘리먼트는 2022년 중형 DNA 시퀀싱 기기 'AVITI(아비티)'를 출시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대했다.

2024년에는 시간 축에 따라 유전체 정보와 세포 변화를 분석하는 'AVITI 24'를 출시했다. 현재 여러 제품이 파이프라인에 있다. 'VITARI'는 기존 제품 대비 분석량은 5배 늘면서도 분석 비용은 절반 이하로 낮춘 분석장비다. 'AVITI Dx'는 병원 검사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진단 장비로, 맞춤형 항암제 처방 같은 임상 응용에 직접 활용될 수 있다.

제품 라인업을 보면 엘리먼트의 전략이 명확하다. 연구기관 중심에서 병원, 그리고 제약사로까지 확대되는 시장 구조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유전자 데이터 인공지능으로 분석
삼성이 엘리먼트에 집중하는 이유는 시너지다. 삼성의 강점과 엘리먼트의 기술이 만나면 새로운 가치가 창출된다.

삼성은 AI 기술,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엘리먼트는 DNA 및 멀티오믹스 분석 기술이라는 핵심 생명과학 기술을 가졌다. 양사가 손을 잡으면 유전자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차세대 유전자 진단 기술을 만들 수 있다.

더 나아가 삼성의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한 수면, 운동 등의 생활 데이터와 유전체 정보, AI 분석 기술이 결합되면 진정한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플랫폼, 생활 데이터 생태계가 연결되는 것이다.

엘리먼트도 이 협력으로 이득을 본다. 삼성의 AI와 IT 기술을 활용하면 DNA 시퀀싱 정확도를 더욱 높일 수 있고, 비용을 더 낮출 수 있다. 글로벌 시장 확장도 더 빨라질 것이다.

정밀의료 미래 시장에 베팅
이번 투자는 단순히 특정 기업에 돈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삼성이 정밀의료라는 미래 시장에 베팅하는 것이다.

정밀의료는 개인 맞춤형 치료의 시대다. DNA 시퀀싱 데이터가 병원의 임상 데이터, 나아가 수면, 운동 등의 생활 데이터와 결합되면, 의료는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질병 예측, 조기 진단, 맞춤형 치료가 의료의 기본이 되는 시대가 온다는 뜻이다.

글로벌 인구의 고령화, AI 의료 기술의 확산,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의 급성장 등을 고려하면 정밀의료 시장의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 삼성의 투자는 이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삼성의 신성장 축 구축
이 투자 하나로 삼성의 중장기 전략을 읽을 수 있다.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성장 축을 만들려는 노력이 드러난다.

삼성이 엘리먼트에 투자한 노태문 사장은 "삼성전자의 AI,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전문성과 엘리먼트의 혁신적인 유전체 분석 기술이 결합돼 맞춤형 의료의 미래를 위한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앞으로도 정밀의료기기부터 디지털 헬스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경영진의 발언이 아니다. 삼성의 미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는 선언이다.

삼성전자의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 투자는 기술 확보를 넘어 미래 의료 패러다임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경영권 변동 없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장기적으로 엘리먼트의 기술을 삼성의 생태계에 깊숙이 통합해나가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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