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9.21(월)

쿠팡, 올해 지방 과일 7000톤 매입 '역대 최대'

인구감소 지역 농가 소득 살린다

이성수 CP

2026-09-21 11:58:00

[글로벌에픽 이성수 CP] 농촌 인구 위기가 심화되는 시대, 생각지 못한 곳에서 희망의 불빛이 켜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 쿠팡이 인구감소 지역의 농가들과 손을 잡고 새로운 판로를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쿠팡이 매입한 지방 과일이 7000톤을 넘어섰다. 이는 같은 기간 역대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지난 한 해 전체 매입 규모에 거의 근접하는 수치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일손 부족에 신음하는 지역 농가들이 쿠팡의 전국 단위 물류망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고 있다는 증거다.

농촌의 위기는 통계로도 명확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인구는 사상 처음으로 200만 명 아래인 198만 2000명으로 집계되었고, 65세 이상 농가인구의 비중은 무려 56%에 달했다. 매년 농가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고령화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쿠팡의 농산물 직매입이 농가들의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 매출 증대에서부터 지역 경제 활성화, 더 나아가 농업인으로서의 자긍심 회복까지, 파급 효과는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쿠팡이 매입을 확대하고 있는 지역들은 대부분 행정안전부에서 지정한 인구감소 지역들이다. 전라남도의 영암과 함평, 경상북도의 성주·의성·영천·고령, 그리고 대구의 군위 등이 그곳이다. 이들 지역은 최근 수년간 인구가 계속 줄거나 정체 현상을 보였으며, 일부 지역은 인구 3만 명선이 붕괴될 위험에 직면해 있다. 쿠팡이 매입하는 과일은 사과, 참외, 자두, 수박, 딸기, 무화과 등 30여 종에 이르는데, 각 지역의 특산물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매입 규모의 성장 추세는 눈에 띈다. 2022년 3400톤에서 출발한 쿠팡의 지역 과일 매입은 2023년 5600톤, 2024년 6000톤, 그리고 지난해 7600여 톤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7000톤은 이미 작년 동기간 6350여 톤을 넘어섰고, 연말까지의 총 규모는 8400톤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년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이러한 증가세는 쿠팡의 전략적 의지를 보여준다. 새벽배송 물류망을 호남·경상·강원 등 오프라인 장보기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으로 촘촘히 확대하면서, 자연스럽게 과일 구매 고객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개별 지역의 성공 사례들은 더욱 구체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무화과 전문 산지인 전남 함평의 매입량이 전년 대비 138% 증가했고, 우곡수박으로 유명한 경북 고령은 60% 증가했으며, 자두농가의 대구 군위는 73% 증가했다. 이는 단순한 수치 증가를 넘어 각 지역의 주력 상품이 새로운 시장을 만나게 되었다는 의미다.

은덕우 군위군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맨 오른쪽)가 군위 지역 농민 및 관계자와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은덕우 군위군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맨 오른쪽)가 군위 지역 농민 및 관계자와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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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목할 만한 사례는 대구 군위의 자두다. 군위군 자두 농가 130여 곳이 속한 '군위농협자두공선출하회'의 쿠팡 매출은 올해 현재까지 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를 기록했다. 홍성일 회장은 "지자체와 협력해 최첨단 선별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당도·고품질 자두를 생산했지만, 판로가 부족해 고민이 컸다"며 "쿠팡 거래 시작 후 전국 소비자에게 직접 자두를 판매하고 수천 개의 실시간 리뷰를 접하며 농업인으로서의 자긍심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말 속에는 단순한 매출 증가를 넘어, 농가들이 느끼는 심리적 변화가 담겨 있다.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지역 브랜드 가치의 상승이다. 6년 전 설립된 군위군조합공동사업법인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쿠팡에서 '군위자두'라는 브랜드명으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은덕우 대표는 "당일 소비량에 따라 가격 폭락 위험이 크던 기존 공판장 거래와 달리, 쿠팡은 매입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주고 있으며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에 따른 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는 쿠팡의 직매입이 단순한 거래를 넘어 지역 농업의 구조적 개선까지 이끌어내고 있다는 증거다.

쿠팡의 이 같은 움직임은 물류 산업과 농업의 접점을 찾으려는 실질적 노력이다. 전국 단위의 새벽배송 물류망은 농산물의 신선도를 보장하면서도 빠른 유통을 가능하게 한다. 동시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직접 판매는 중간 유통 단계를 줄여 농가 수익성을 높인다. 여기에 소비자의 실시간 리뷰는 농가들에게 직접적인 피드백을 제공해 품질 개선을 유도한다.

쿠팡 관계자는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인구감소 지역 농가들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 농가 매입 및 상생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약속이 유지된다면, 쿠팡의 물류망은 단순한 배송 네트워크를 넘어 지역 농촌 재생의 통로가 될 것이다. 인구감소 지역의 농가들이 쿠팡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전국 소비자와 만나고, 그 경험이 다시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경제 논리와 지역의 발전이 함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글로벌에픽 이성수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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