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MR 포트폴리오 확대의 신호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오는 23일 미국의 소형모듈원전 개발 기업 카이로스 파워(Kairos Power)와 차세대 SMR 사업의 실증과 상용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식은 20일부터 27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후 관련 행사 ‘Climate Week NYC’ 기간 중 23일에 진행될 예정이며, JP모건이 주관하는 행사와 연계해 진행된다. 카이로스 파워의 마이크 로퍼 CEO와 삼성물산의 이창욱 에너지 솔루션 사업부장(부사장) 등 양사의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이미 유럽 시장에서 SMR 사업 기반을 다지고 있었다. 글로벌 대형 원전과 발전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수행 경험을 토대로 미국의 뉴스케일, GVH(GE Vernova Hitachi) 등과 협력해 스웨덴, 루마니아 등 유럽을 중심으로 경수로형 SMR 사업을 전개해 왔다. 이번 카이로스 파워와의 협약은 이러한 유럽 중심의 전략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비경수로 방식의 차세대 SMR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차세대 원자로 기술의 혁신성
기존 경수로형 SMR은 물을 냉각재로 사용하기 때문에 고온에서도 액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고압 운전을 해야 한다. 반면 카이로스 파워의 차세대 SMR은 물 대신 용융염과 소듐 등 비경수 냉각재를 활용해 낮은 압력 조건에서도 고온 운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설계상 장점은 즉시 실질적인 이점으로 전환된다. 고압 설비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임으로써 원전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높은 온도의 열에너지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다. 차세대 SMR의 고온 특성을 활용하면 전력 생산에 그치지 않고 산업용 열 공급, 수소 생산 등 다양한 에너지 수요를 충족할 수 있어 에너지 활용의 폭이 획기적으로 확대된다.
미국 실증로 참여와 향후 상용로 EPC 우선권 확보
현재 카이로스 파워는 미국 에너지부(DOE)의 지원 아래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에 위치한 ‘헤르메스(Hermes)’ 실증로를 건설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비경수로형 원자로로는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건설 승인을 받은 것으로, 2031년 가동을 목표로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헤르메스 실증로의 설계와 시공성 검토 등 주요 업무에 참여하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향후 카이로스 파워가 미국 내 건설 예정인 상용로의 EPC 수행 우선권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실질적인 수주 기회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양사는 협약을 통해 한국, 동남아시아, 유럽 등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공동으로 발굴하기로 했다. 단순한 일회성 협력을 넘어 전략적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삼성물산은 약 7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진함으로써 기술 실증과 프로젝트 수행을 넘어 카이로스 파워와의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는 단순한 사업 협력 수준을 넘어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이 분야를 육성하겠다는 전략적 선언이기도 하다.
카이로스 파워의 마이크 로퍼 CEO는 "삼성물산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며 "카이로스 파워의 혁신적인 원자로 기술과 사업화·공급 모델에 삼성물산의 세계적 수준의 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결집해 차세대 원전 상용화를 더욱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이창욱 에너지 솔루션 사업부장(부사장)도 "이번 협약은 차세대 원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카이로스 파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SMR 실증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은 물론 글로벌 상용화 시장에서도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원전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삼성물산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다양한 SMR 기술선과의 협력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향후 EPC 사업만이 아니라 투자 개발과 운영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SMR이 향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핵심축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이미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스웨덴, 폴란드 등 유럽과 미국에서 다양한 SMR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이번 카이로스 파워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차세대 원전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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