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과 농산어촌 등 의료 공백이 심화되는 지역에서 수십 년간 현장을 지켜온 의료인들의 노력이 상으로 인정됐다. 대우재단은 제5회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 8명을 선정하고 시상식과 기념사업 계획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대우재단에 따르면 올해 김우중 의료인상에는 최명석 심장혈관흉부외과의(신안대우병원 원장), 위상양 내과의(전 장수군보건의료원 원장), 전진동 산부인과의(미즈메디병원 진료부장) 3명이 선정됐다. ‘김우중 의료인상’은 고(故) 김우중 대우 회장이 30년간 후원한 도서오지 의료사업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21년 제정된 상으로, 대우재단은 오랜 기간 소외 이웃을 위해 인술을 펼쳐온 의료인을 선정해 김우중 의료인상, 의료봉사상, 공로상을 수여하고 있다. 김선협 대우재단 이사장은 “김우중 의료인상이 5년에 접어들면서 시대적 요청을 반영하고자 고민했다”며 “특히 올해는 인구가 감소한 의료 취약지와 섬처럼 고립되어가고 있는 필수 의료 부문을 눈여겨 살폈다”고 말했다.
최명석 심장혈관흉부외과의(1961년생)는 18년간 신안군 비금도·도초도 주민 약 6300명의 ‘주치의’ 역할을 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2008년 신안대우병원을 인수한 뒤 섬 주민을 위해 24시간 진료체계를 구축하고, 2010년에는 신안군 유일의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을 이끌었다. 나르미선과 닥터헬기 등 응급환자 후송체계를 도입해 골든타임 확보에 나섰으며, 인구 감소와 적자에도 노인 전문 요양시설 확충, CT(컴퓨터단층촬영) 도입 등 의료 인력·시설 투자도 멈추지 않았다. 최근에는 신안군과 협력해 의료진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전국 의료 취약지 병원과 민관협력 의료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위상양 내과의(1943년생)는 장수군·임실군 요청으로 20년간 네 차례 보건의료원장을 맡아 지역 주민 약 5만명의 건강을 지켜온 공로로 수상했다. 위 의사는 1971년 무의촌 의무 근무를 위해 장수군보건소에서 첫발을 내딛은 뒤 전주에서 18년간 개인 의원을 운영했고, 이후 임실군보건의료원장(6년), 장수군보건의료원장(14년)을 역임했다. 재임 기간 열악한 기초자치단체 의료 환경 개선과 응급 환자 진료에 주력해 2010년 최신 장비를 갖춘 4층 규모 의료원을 신축하고, 2014년 전북대학교병원과 진료 협진 협약을 체결해 지역 응급의료체계를 갖췄다. 공중보건의사를 적극 유치하고 제2내과를 개설해 연중무휴로 환자를 직접 진료한 점도 높게 평가됐다. 현재는 전주 대자인병원에서 근무하며 40여년간 쌓은 민관 의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전북 권역 응급의료와 지역사회 발전에 힘쓰고 있다.
전진동 산부인과의(1972년생)는 지난 20년간 1만여 건의 분만을 집도하며 산모와 태아의 안전한 출산을 책임져온 공로로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전 의사는 산모 상담부터 진료, 분만까지 전 과정을 직접 챙기며 여성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산모의 신체·정서적 건강을 세심하게 관리해 왔다. 산모의 병력과 내과적 질환을 면밀히 살피는 한편, 365일 24시간 대응하는 응급 분만 시스템을 구축해 언제든 안전한 분만이 가능하도록 했고, 분만실·신생아실 등 의료 인력과 시설 개선에도 나서 전문 분만 시스템 고도화를 이끌었다. 현재는 미즈메디병원 진료부장으로서 수도권 서부지역 병원들과 응급 분만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산부인과 전문병원이 공공의료 체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민관협력 모델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의료봉사상은 개인 3명과 단체 1곳이 받는다. 수상자는 에티오피아 라스데스타병원에서 상주하며 진료·수술과 함께 현지 의료진에게 백내장 수술법을 전수해온 윤창균 안과의(KOICA 글로벌협력의사, 1977년생), 부산 무료진료소 ‘도로시의 집’에서 2008년부터 주말마다 이주노동자와 저소득층을 돌보고 있는 박재용 치과의(페리오치과의원 원장, 1967년생), 신안군 영산도를 시작으로 32년간 7개 섬 보건진료소에서 주민 건강을 지켜온 이형심 간호사(진도군광석보건진료소 소장, 1971년생), 54년간 국내외 의료 소외계층 구강 건강 증진과 장학사업을 이어온 대한여성치과의사회다. 공로상은 2000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업국장으로 대우재단 도서오지 의료사업의 민관협력 모델을 설계하고, 진도대우의원 원장으로 조도 주민의 의료 공백 최소화에 힘쓴 박태훈 의사(1958년생)가 수상한다.
제5회 김우중 의료인상 시상식은 고 김우중 회장 기일인 오는 12월 9일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에게는 각 3000만원, 의료봉사상 수상자에게는 각 1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대우재단은 같은 날 도서오지 의료사업 기념사업으로 완도대우병원 45년 역사를 담은 책 '멀리서 온 약속'(북스코프)을 출간한다. 1978년 고 김우중 회장의 출연금으로 설립된 대우재단은 신안·진도·완도·무주 등 의료시설이 없던 지역에 4개 병원을 세워 30년간 필수 의료를 제공해 왔으며, 대우학술총서·대우꿈동산·아트선재센터·행복나눔섬지역센터·GYBM(글로벌청년사업가양성과정) 등 공익 사업을 통해 한국 사회의 균형 발전에도 기여해 왔다.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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