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역기피는 고의로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써 신체 등급을 낮게 받아 병역 의무를 피하려는 범죄 행위다. 지금까지 적발된 병역기피 사례를 살펴보면 일부러 무릎 십자인대의 파열을 유도하는 등 자해 행위, 체중을 급격하게 불리거나 역으로 빼는 행위, 뇌전증 등 각종 질환이 있는 것으로 위장하는 행위 등이 있다. 병역법 제89조에 따르면 병역 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 받을 목적으로 도망 가거나 행방을 감추거나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썼을 때 병역기피가 성립하며,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2023년 4월 기준, 현역 입영 시 육군은 18개월, 해군은 20개월, 공군은 21개월 동안 복무를 해야 하는데 이러한 군 복무 기간과 비교해보면 병역기피에 대한 처벌 수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형사처벌을 받았다고 해서 병역의 의무가 면제되는 것도 아니다. 병역기피로 처벌을 받았다 하더라도 현역병입영면제 연령인 만 38세 이전이라면 다시 신체검사를 받아 그 결과에 따라 현역으로 복무를 하거나 사회복지요원으로 근무를 해야 한다.
병역기피는 매우 중대한 범죄이기 때문에 타인의 병역 면탈 등을 도와준 사람도 처벌을 피할 수 없다. 공무원, 의사, 치과의사로서 병역의무를 연기 또는 면제시키거나 복무기간을 단축시킬 목적으로 허위 서류나 증명서, 진단서를 발급했다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며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또한 공무원이나 의사, 변호사, 종교인 등이 다른 사람을 대체역으로 편입시키기 위해 증명서, 진단서, 확인서 등 서류를 거짓으로 발급하거나 거짓으로 진술한 때에도 마찬가지의 처벌을 받게 된다.
군 검사 출신의 법무법인YK 조덕재 변호사는 “휴전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병역기피는 나라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병무청은 병역기피의 의심이 드는 자에 대해 장기적으로 끈질긴 추적을 하고 있다. 지금 당장 적발되지 않더라도 몇 년 뒤, 덜미가 잡혀 수사 대상자가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므로 병역기피의 유혹에 절대 넘어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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