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수주 경쟁에 참여한 건설사에 대한 과거 전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으로 본기사와 무관.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5년간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건설사로 꼽힌다. 2021년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현장에서 발생한 철거건물 붕괴사고는 17명의 사상자를 낳으며 건설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더 큰 충격은 2022년 1월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현장에서 일어났다. 건설 중이던 아파트 외벽이 통째로 붕괴하면서 재시공을 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HDC현대산업개발은 2025년 5월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1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연 이은 사고의 여파로 전국 각지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의 계약 해지가 속출했다. 광주 운암주공3단지, 부산 금정구 서금사A구역 등 다수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시공권을 잃었다.
부실시공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2022년 김포에서는 부실시공으로 법원에서 패소했고, 준공 3년밖에 안 된 서울 아파트에서도 물샘 현상이 발생했다. 입주 첫 주밖에 되지 않은 고척 아이파크에서도 누수가 터져 '부실시공 건설사'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GS건설 역시 최근 몇 년간 크고 작은 사고로 홍역을 치렀다. 2023년 7월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사고가 결정타였다. 정부는 전국 GS건설 현장 83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251건의 안전·품질·시공 문제를 발견하고 영업정지 10개월을 처분했다.
조사 대상 83곳 중 점검이 완료된 14곳에서 13곳이 시정이 필요했을 정도로 부실 관리가 심각했다. 안전문제 18건, 시공문제 17건, 품질문제 7건등 총 48건의 문제점이 노출됐다.
2022년부터 시작된 부실시공 논란도 지속됐다. 방배그랑자이에서는 하자 논란이 불거졌고, 2023년 서울역센트럴자이에서는 균열 및 하자 문제가 제기됐다. 울산 지웰시티 자이에서는 하자보수, 미시공, 쓰레기 등의 문제로 일부 입주민들이 입주를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DL이앤씨(구 대림산업)는 2022년 3분기부터 2023년 2분기까지 4분기연속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해 국토교통부의 집중 관리 대상이 됐다. 특히 2023년 GTX-A 5공구 현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는 사회적 이슈가 됐다.
GS건설 5년간 하자판정 1458건 최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최근 5년 하자 판정 현황에 따르면 GS건설이 1458건으로 가장 많은 하자 판정을 받았다. 이어 계룡건설산업 603건, 대방건설 507건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6개월간 가구 수 대비 하자 판정 비율에서는 한화가 가장 높았고, 현대건설이 그 뒤를 이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의 연이은 사고와 부실시공으로소비자들의 브랜드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재건축·재개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과거 사고 이력이 수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대형 건설사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분양률 저조와 분양가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유명세만 믿고 지방 주거시장 소비자들을 깔보다간 큰 코 다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건설현장 안전 강화를 위해 사망사고 발생 건설사 명단 공개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사고 발생 건설사의 담당 공사 현장 리스트까지 공개해 경각심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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