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검찰의 압수수색이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를 덮쳤다. 하필 지금이다. 국내 10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된 데 이어, 불과 2주 전 대규모 자사주 소각과 비과세 배당이라는 '역대급' 주주환원 카드를 꺼내 들며 도약의 날갯짓을 막 시작한 참이었다.
내부에서 나온 배신, 시세조종 공모 혐의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이날 오전부터 대신증권 본사와 경기도 한 지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해당 지점에서 부장급으로 근무하던 A씨가 지난해 초 시세조종 세력과 손을 잡고 코스닥 상장사 B사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다. 투자자를 보호해야 할 증권사 간부가 오히려 시세조종의 공범이 됐다는 점에서 사안의 무게감이 남다르다.
검찰은 A씨와 공모한 세력 중에 유명 인플루언서의 남편도 포함된 것으로 보고, 외부 자금 지원책인 '전주(錢主)'가 개입한 조직적 시세조종인지 여부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A씨는 연말께 면직 처리된 후 현재 퇴사한 상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관련 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악의 타이밍…도약 직전에 터진 악재
문제는 이번 사건이 터진 시점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12월 24일 금융위원회로부터 국내 10번째 종투사로 공식 지정됐다. 종투사가 되면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확대되고, 헤지펀드에 자금을 대출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해지는 등 영업 여건이 대폭 개선된다.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자기자본 4조원 달성과 초대형 증권사 진출"을 선언하며 회사 전체가 상승 기류를 탔던 시점이기도 하다.
여기에 불과 2주 전인 이달 12일, 대신증권은 자기주식 1535만주를 소각하고 올해부터 약 4년간 최대 4000억원 한도의 비과세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에 주가는 다음 날 장중 14% 넘게 급등하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27년 연속 현금배당을 이어온 대신증권이 자사주 소각까지 더한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런데 그 환호가 채 식기도 전에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이닥쳤다. 업계에서는 "더 나쁜 타이밍은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정부 주가조작 근절 드라이브 속 더 커진 파장
대신증권 입장에서는 선제적 내부 감사와 고발이라는 자구 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압수수색 자체가 주는 이미지 타격은 피하기 어렵다. 초대형 IB를 향한 도약 의지를 막 불태우던 참에, 내부에서 불씨가 번진 셈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후폭풍의 규모가 결정되겠지만, 지금 대신증권에게 이 시간은 가장 아픈 순간임에 틀림없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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