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5.13(수)

[사건의 재구성]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사면 복권에서 재기소까지

사면 2년8개월 만에 다시 법정에 … 흔들리는 복귀 시나리오

안재후 CP

2026-05-13 10:46:43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 연합뉴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 연합뉴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2023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취업 제한에서 벗어난 지 2년 8개월. 그사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다시 피고인석에 서게 됐다. 검찰의 불구속 기소장이 도착한 시점은 한국배구연맹(KOVO) 제9대 총재 선임을 불과 보름 앞두고 있었다. 외부 행보의 첫 무대와 법정 출석이 거의 동시에 시작된 셈이다. 그가 그려온 ‘은둔에서 복귀로’의 시나리오는 출발선에서부터 다시 흔들리고 있다.

15년에 걸친 ‘유령 임원 급여’의 실체
검찰의 공소사실은 무겁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호경)는 지난 8일 이 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을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두 사람에게 적용한 혐의가 달랐다는 점은 향후 재판의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2008년부터 2023년까지 15년에 걸쳐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임직원 계좌로 급여를 허위 지급한 뒤 이를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31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핵심이다. 여기에 태광그룹이 소유한 골프장 태광CC를 통해 골프연습장 공사비 6억원가량을 대납하게 한 부당지원 혐의, 계열사 법인카드 약 8000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가 더해졌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 규모는 31억원으로 보지만, 회사에 실질적으로 끼친 재산상 손해는 골프연습장 대납과 법인카드 사용 등을 합쳐 약 7억원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1년 9개월의 보완수사 끝에 나온 결론
수사가 단숨에 끝난 사건은 아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2024년 9월 두 사람을 횡령·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약 1년 9개월간 보완수사를 진행한 뒤 일부 입증이 어려운 범죄사실을 제외하고 재판에 넘겼다. 앞서 경찰이 2024년 신청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증거 인멸과 도주 염려가 적다”는 이유로 기각된 바 있다. 사면 두 달 만이던 2023년 10월 자택과 본사가 압수수색을 받은 시점부터 따지면, 2년 7개월 만에야 본격적인 사법 절차의 문턱을 넘은 셈이다.
“책임 떠넘기기” vs 검찰의 공동책임 판단
태광그룹 측은 혐의를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150억원대 사기 대출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전 의장이 자신의 범법 행위를 이 전 회장에게 떠넘기기 위해 경찰에 제보하며 시작된 것”이라며 “비자금 조성은 김 전 의장이 측근들에게 이중급여를 지급한 뒤 되돌려 받은 것이고, 골프연습장 공사도 이 전 회장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운전기사가 사용한 법인카드 역시 김 전 의장이 발급해 준 것이라는 주장도 더했다. 반면 김 전 의장 측은 관련 행위가 이 전 회장의 지시와 승인 아래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15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친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근거로 두 사람의 공동 관여를 인정했지만, 이 전 회장에게는 횡령까지, 김 전 의장에게는 배임만 적용해 가담 수위에 차등을 뒀다.

끝나지 않은 사법 리스크…티브로드 매각 의혹도 진행 중
이번 기소가 사법 리스크의 전부도 아니다. 시민단체 ‘태광그룹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 등 10개 노동시민사회단체는 2022년 7월과 2023년 4월 이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으나 고발인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자, 2025년 7월 경찰청에 같은 사건을 재고발했다. 그룹 계열사였던 티브로드 지분 매각 과정에서 회사에 손해를 끼친 뒤 2000억원의 이득을 봤다는 의혹, 계열사를 동원해 골프장 회원권 매입을 강요하며 1000억원대 배임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025년 9월 이형철 공투본 대표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벌였고, 수사는 현재진행형이다. 결과에 따라 추가 기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제 보석’의 기억, 그리고 닮은꼴 혐의
반복되는 사법 리스크는 자연스럽게 과거의 기억을 불러낸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1월 회삿돈 421억원 횡령과 법인세 9억3000여만원 포탈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이후 건강상 이유로 7년 넘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며 ‘황제 보석’ 논란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 잡았다. 2018년 말 보석이 취소돼 재구속됐고, 2019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형이 확정됐다. 2021년 10월 만기 출소한 그는 2023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주목할 점은 이번 공소사실이 과거 421억원 사건과 ‘계열사 자금 우회·임원 급여를 가장한 비자금 조성’이라는 골격에서 사실상 닮아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들이 “구조적 문제가 의심된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보름 차이…복귀 무대와 법정의 동시 개막
타이밍은 공교롭다. 4월 28일 KOVO는 서울 상암동 연맹 대회의실에서 이사회 및 임시총회를 열고 이 전 회장을 제9대 총재로 선임했다. 임기는 오는 7월부터 3년. 9년간 연맹을 이끌어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6~8대)의 뒤를 이어 ‘오너 총재’ 체제가 부활하는 모양새다. 흥국생명은 2026~2027시즌부터 3년간 V-리그 타이틀스폰서도 맡는다. 선친 이임용 선대회장이 1970년 한국실업배구연맹 회장을 역임한 데 이어 2대째 배구 행정을 잇는 상징성도 있다. 그러나 선임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기소장이 도착하면서, 외부 행보 본격화와 사법 리스크 재점화가 사실상 동시에 시작됐다.
경영 복귀 시계, 다시 멈출 것인가
태광그룹은 KOVO 총재직과 경영 복귀가 “별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2023년 10월부터 태광산업 비상근 고문으로, 2024년 11월부터는 세화예술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재단·자문 영역에서 활동을 넓혀 왔다. 태광산업이 2025년 7월 화장품·부동산·에너지 분야에 2026년까지 1조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데다 애경산업·동성제약·케이조선 인수합병을 잇따라 추진하면서, 재계는 그의 복귀 시점을 주시해 왔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재단 이사장에서 KOVO 총재로 이어지는 외부 활동은 사실상 경영 복귀의 명분 쌓기”라는 해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사면 이후 2년 8개월간 그가 차곡차곡 쌓아온 발판 위에서 다시 마주한 것은 과거와 닮은꼴 횡령·배임 공소장이다. 그의 복귀 시계가 다시 멈출지 여부는, 이번에는 법원의 손에 달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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