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5.14(목)

LG, 영재부터 석박사까지 '미래 기술 인재' 한 자리에 모으다

글로벌 인재 생태계 구축 가속화. 15년 뒤를 대비하는 '초격차' 인재전략

이성수 CP

2026-05-14 12:24:22

권봉석 (주)LG 부회장(앞줄 가운데)이 14일 LG 테크 콘퍼런스 2026을 찾은 영재·과학고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권봉석 (주)LG 부회장(앞줄 가운데)이 14일 LG 테크 콘퍼런스 2026을 찾은 영재·과학고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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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이성수 CP] 14일 LG가 서울 강서구 마곡의 LG사이언스파크에 처음 모인 사람들이 있다. 2010년부터 2024년 사이에 태어난 '알파세대' 과학 영재 100명, 중국·러시아·베트남 등 9개국에서 온 석박사 유학생 250여 명이 한자리에 앉았다. 권봉석 LG COO를 필두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9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진 71명도 함께했다.

이는 단순한 채용 설명회가 아니었다. LG가 미래 인재 생태계의 지형을 바꾸겠다는 신호였다.

4배 불어난 참석자, 전략은 더 근본적이다
LG 테크 콘퍼런스는 2012년부터 이어져 온 행사지만, 올해는 결정적으로 달랐다. 지난해까지 국내 석박사 R&D 인재를 중심으로 초청했다면, 올해는 영재·과학고 학생들의 참가 인원을 4배 가까이 늘렸다. 수도권 8개 영재·과학고에서 100명을 모은 것이다.

왜 LG는 대학도 가기 전 고등학생들을 눈 여겨 볼까. 그 이유는 '장기' 관점에 있다. 이미 박사 학위를 받은 인재들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10년 뒤 기술 리더가 될 학생들과의 관계를 지금부터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특히 알파세대는 AI 등 첨단 기술에 태어날 때부터 노출된 세대다. LG 입장에서는 이들의 감각과 창의성이 미래 신기술 개발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권봉석 부회장은 오프닝 스피치에서 초청된 인재들을 향해 "고객가치 창출의 원천은 우리의 구성원"이라며 "여러분의 기술이 세상과 만나는 데 LG가 가장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인사말이 아니라, LG가 인재 유입에 얼마나 진지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권봉석 (주)LG 부회장(가운데)이 14일 LG 테크 콘퍼런스 2026을 찾은 영재·과학고 학생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권봉석 (주)LG 부회장(가운데)이 14일 LG 테크 콘퍼런스 2026을 찾은 영재·과학고 학생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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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재로 문을 넓히다
올해 LG 테크 콘퍼런스의 또 다른 변곡점은 외국인 유학생의 초청이다.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 러시아, 베트남 출신 등 9개국의 석박사 과정 학생들이 행사에 참석했다. LG 각 계열사는 성장 잠재력을 갖춘 유학생들을 선별해 초청했다.

한국 내 인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기술의 국경은 점점 허물어지고 있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이 필요하다. LG의 이번 결정은 그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권봉석 (주)LG 부회장이 14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 2026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권봉석 (주)LG 부회장이 14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 2026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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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과학자의 영감, 학생들을 사로잡다
행사 중 눈길을 끈 장면이 있었다. 서울과학고 출신으로 LG AI연구원의 이홍락 공동 연구원장이 무대에 올랐다. 그는 과학고 재학 시절부터 글로벌 AI 석학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같은 학교 선배의 성장 스토리는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영감이 됐을 것이다.

"이렇게 성장할 수 있다"는 증거를 눈앞에서 보는 경험은 어떤 채용 광고보다 강력하다.

권봉석 (주)LG 부회장이 14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 2026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권봉석 (주)LG 부회장이 14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 2026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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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넘나드는 '원 LG' 기술 시너지
LG사이언스파크의 6개 건물 9개 강연장에서는 총 31명의 기술 리더들이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AI·로봇, 모빌리티, 전지, 재료·소재,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초청 인재들이 관심 분야의 강연을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올해 새롭게 신설된 'One LG' 테크 세션이 특히 주목을 받았다. 이는 LG의 여러 계열사가 기술적으로 협력해 만든 결과물들을 선보이는 시간이었다.

세로 재배 기술 '버티컬 팜'은 LG전자와 LG CNS, 팜한농이 손잡은 프로젝트다. AI 모델을 활용해 화장품 소재 효능을 연구하는 것은 LG생활건강과 LG AI연구원의 협력이다. 데이터센터 솔루션은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LG CNS가 함께 풀어낸 과제였다.

각 계열사가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경계를 허물고 협력할 때 어떤 가치가 만들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인재들 입장에서는 "여기서 일하면 혼자가 아니라 생태계 속에서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체험에서 비로소 미래가 보인다
행사의 마지막은 전시존이었다. LG 계열사들이 함께 만들어낸 피지컬 AI 솔루션, AI 디지털 콕핏, 차세대 배터리 솔루션 등을 초청 인재들이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강연과 발표는 일방향이지만, 직접 기술을 만져보고 경험하는 것은 다르다. 그 순간 "저 기술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내가 여기 참여한다면" 같은 상상이 현실감을 띠게 된다.

LG는 학생부터 박사까지, 한국 인재부터 글로벌 인재까지, 강연부터 체험까지 모든 단계에서 인재와의 접점을 섬세하게 설계했다. 이것이 단순한 채용 이벤트를 넘어 미래 인재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읽히는 이유다.

기술 혁신은 결국 사람에서 비롯된다. LG가 14일 마곡에서 보여준 것은 그 사람들을 얼마나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었다.

[글로벌에픽 이성수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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