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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 콜마 부자 갈등, 법정싸움에서 봉합까지

윤동한 회장 주식반환 소송 취하로 1년 경영권 분쟁 마침표

안재후 CP

2026-05-28 14:52:37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제공= 한국콜마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제공= 한국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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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콜마그룹 윤동한 회장과 장남 윤상현 부회장 사이의 1년여 경영권 분쟁이 종료됐다.

윤 회장이 지난 22일 주식반환 소송 취하서를 제출하고, 윤 부회장이 26일 이에 동의하면서 법정 싸움은 판결을 받지 않은 채 끝났다.

하지만 이 갈등은 단순한 아버지와 아들의 싸움이 아니었다. 그 근저에는 여동생의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 간의 대립이 있었고, 이것이 가족 간의 신뢰 문제로 번져 복잡한 이해관계의 얽힘으로 발전했다. 이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본다.

2018년 9월, '3자 독립경영'의 약속
2018년 9월 윤동한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나이가 들었고, 다음 세대가 회사를 이끌 차례라는 판단이었다. 그가 설계한 구조는 세 명의 역할 분담이었다.

윤동한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아들 윤상현 부회장에게는 모회사 콜마홀딩스를 중심으로 한 그룹 전체 운영을, 딸 윤여원에게는 건강기능식품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을 맡기기로 한 것이다. 두 자녀가 각자의 영역에서 책임을 지는 '3자 독립경영'이 그 해답이었다.

이 합의를 구체화하기 위해 2019년 12월, 윤동한 회장은 아들 윤상현 부회장에게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 주를 증여했다. 윤상현 부회장에게 그룹 경영의 중추적 역할을 맡기기 위한 조치였다. 이 증여 이후, 윤상현 부회장은 무상증자를 거쳐 460만 주로 늘어난 주식을 보유하며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당시 이 합의와 증여는 회사의 미래를 설계하는 신중하고 합리적인 결정으로 보였다.

균열, 그리고 남매 갈등의 시작
하지만 2020년 초반부터 상황이 변했다.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경영 구조 개편을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사회 개편을 통해 자신과 전문경영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려는 시도는 여동생의 경영 영역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이었다.
여동생 윤여원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사회 구성을 바꾸려는 것은 2018년 9월 합의한 3자 독립경영의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되었다.

오빠와 여동생 사이의 경영 철학이 충돌하는 순간이었다. 합의된 구조를 지킬 것인가, 아니면 경영 효율성을 우선할 것인가. 그 갈등의 중심에는 여동생의 독립적인 경영권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가 있었다.

창업주의 개입, 그리고 법정 투쟁
윤동한 회장은 아들의 이러한 행동을 약속의 위반으로 받아들였다. 딸의 경영 독립성이 침해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장시간의 갈등 끝에 결단을 내렸다.

2025년 5월, 윤동한 회장은 아들을 상대로 주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에 증여한 주식 230만 주(현재 460만 주)를 반환하도록 청구하는 내용이었다. 윤동한 회장 측의 법적 주장은 다음과 같았다. 2019년의 주식 증여는 2018년의 3자 독립경영 합의라는 조건 하에서 이루어진 조건부 증여였고, 아들이 이 조건을 위반했으므로 증여 자체가 무효라는 입장이었다.

이에 윤상현 부회장 측은 맞섰다. 2018년의 합의는 가족 간의 신사협정일 뿐 법적 효력이 없으며, 주식 증여는 그와 무관한 별개의 법률행위라는 주장이었다. 따라서 경영 방식의 변화가 증여 무효의 사유가 될 수 없다는 논리였다. 양측은 법원의 판단을 받기 위해 대립하기 시작했다.

변수, 여동생의 사임
1년이 지났다. 법정 싸움이 진행되는 동안 예상 밖의 움직임이 일어났다. 2026년 3월 31일,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각자대표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보름 후인 4월 15일, 윤여원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계를 제출했다.

여동생의 사임은 아버지의 소송 명분을 약화시켰다. 애초에 윤동한 회장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여동생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여동생이 물러났으니, 그 명분은 사라진 셈이다.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의 중심축이 무너진 것이다.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은 이제 전문경영인 이승화 단독대표에게 맡겨졌다. 베인앤컴퍼니 출신 컨설턴트로 CJ그룹에서 신사업 투자를 담당해온 경력을 가진 경영인이었다. 이는 단순한 인사 변경이 아니었다. 오너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위임하는 구조로의 전환이었다. 윤여원은 사내이사직만 유지하며 사회공헌 분야로 역할을 전환했다.

법정 밖에서 선택한 마침표
사건의 전개는 빨라졌다. 윤동한 회장은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5월 22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송 취하서를 제출한 것이다. 4일 후인 26일, 윤상현 부회장도 동의서를 제출했다. 법정 싸움은 정식으로 종료되었다.

이 결정의 배경은 다층적이었다. 한 가지는 여동생이 물러나면서 소송의 원래 목적이 사라졌다는 점이었다. 동시에 새로운 현실이 회사 앞에 놓여 있었다. 바로 콜마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정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것이었다. 이는 소송 취하 직전인 5월 초에 발표되었다.

오너 일가의 내부 분쟁은 더 이상 순수한 가족 문제가 아니었다. 대기업집단의 지정은 투명한 지배구조와 책임경영이 요구되는 시대로의 진입을 의미했다. 연로한 윤동한 회장이 아들과 법정 싸움을 벌이는 것이 회사의 이미지에 도움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법원의 판단보다 시장의 신뢰가 더 중요해진 것이 였다.

부회장 앞의 새로운 시험
현재 윤상현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콜마그룹은 새로운 시대의 분기점에 서 있다. 윤동한 회장이 구축한 기반 위에 2세가 사업 다각화와 글로벌 확장으로 외형을 키워왔고, 그 결과가 대기업집단 진입이다.

하지만 진입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대기업집단의 리더에게는 투명한 지배구조와 책임경영이 필수다. 윤상현 부회장은 아버지와의 법정 분쟁을 뒤로하고, 이제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지배구조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에게 주어진 진정한 시험은 이제부터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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