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6.30(화)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 87% 재신임

조합원 이탈 속 과반 지위 상실 … “DS 분리교섭 추진”

안재후 CP

2026-06-30 14:46:26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초기업노조는 최승호 위원장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압도적 지지로 통과시켰다.

다만 반도체와 완제품 부문의 성과급 격차에 따른 조합원 대량 이탈로 7만6000명의 위상을 상실한 상태에서의 재신임인 만큼, 위원장의 2027년 임단협 전략이 조직 재결집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성과급 불균형에 조합원 7만6000명 대량 이탈
초기업노조는 30일 지난 24일부터 실시한 '2026년 4차 총회' 결과를 발표했다. 재적 조합원 5만4165명 중 약 71%에 해당하는 3만8336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최 위원장에 대한 재신임은 87.5% 찬성으로 가결됐다.

최 위원장은 이번 재신임 투표 공고 시 올해 임금단체협상 결과에 대한 책임을 언급하며 조합원의 신임을 구했다. 초기업노조 지도부가 임금교섭 결과에 책임 의식을 드러내면서도 높은 찬성률을 얻은 것은 조합원 다수가 위원장의 리더십을 신뢰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투표 결과만 보면 초기업노조는 실질적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올 상반기 임금협상 과정에서 반도체(DS) 부문 중심의 합의안이 도출된 뒤, 완제품(DX) 부문 직원들의 반발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달 20일 2026년 임금협상 합의안을 발표했다. 그 핵심은 DS 부문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이었다. 반도체 호황의 이익을 노동자와 나누겠다는 취지였으나, 현실은 부문 간 격차를 심화시켰다.

DS 부문의 흑자 사업부는 특별경영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반면, DX 부문은 기존 성과급 제도만 유지되도록 설계됐다. 그 결과 올 한 해 동안 DS 부문 흑자 사업부의 직원이 DX 부문 직원보다 최대 100배 가까운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DX 부문뿐 아니라 DS 부문의 적자사업부 직원들도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조합원 수 급감, 과반 지위 상실
이러한 불균형은 조합원 대량 탈퇴로 이어졌다. 초기업노조는 한때 7만6000명을 넘는 조합원 수를 자랑했으나, 현재는 5만4165명으로 줄었다. 2만1000명 이상이 탈퇴한 것이다.

조합원 수 감소는 단순한 규모 축소를 의미하지 않는다. 초기업노조는 더 이상 삼성전자 노동자 과반을 대표하는 다수 노조가 아니게 된 것이다. 이는 향후 임금교섭과 노사관계 전개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노조는 공식 교섭의 지위와 영향력이 급격히 축소되기 때문이다.
DS부문 교섭 단위 분리, 별도 위원회 구성 추진
최 위원장은 이번 재신임을 기반으로 2027년 임금단체협상에서 구체적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최우선 목표는 DS 부문을 중심으로 한 교섭이다.

구체적으로 최 위원장은 △DS 부문의 교섭 단위 분리 △DS 부문만의 별도 위원회 구성 △근로자대표 지위 확보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러한 분리교섭이 성사될 경우 초기업노조는 공동교섭단이 아닌 독립적 교섭 주체로 부문별 요구사항을 직접 협상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경영진이 분리교섭을 거부할 가능성도 크다. 이를 대비해 최 위원장은 "분리교섭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교섭대표노조 지위 확보로 공동교섭단이 아닌 초기업노조만의 교섭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초기업노조의 독립적 협상 위치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갈등 봉합과 조직 재건의 갈림길
초기업노조의 전략이 성공하려면 먼저 내부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 DS와 DX 부문 간 성과급 격차는 단순히 임금 문제가 아니라 조합원들의 조직 신뢰도까지 흔들었다. 2만1000명 이상의 조합원이 탈퇴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최 위원장이 내년 임단협에서 성과급 격차를 해소하거나, 적어도 DX 부문 근로자들에게 실질적 이득을 줄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초기업노조의 조직 재건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재신임은 조합원들이 최 위원장에게 남은 마지막 기회를 부여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노사관계 구도는 조합원 감소로 인한 위상 약화와 경영진의 분리교섭 거부 가능성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할 국면에 접어들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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