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은 지난 2일 온산제련소 내 반도체 황산 20·21호 생산라인 증설을 완료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이번 증설로 고려아연의 반도체황산 생산능력은 기존 연간 28만톤에서 32만톤으로 확대되었다. 이는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의 신규 생산시설 가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고려아연은 고객사의 설비 투자 일정에 맞춰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2024년에도 18·19호 라인을 추가해 생산량을 기존 24만톤에서 28만톤으로 늘린 바 있다.
반도체황산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웨이퍼 표면의 유기물과 미세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세정 공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반도체 회로가 미세화될수록 불순물 허용 수준이 극도로 낮아지므로, 황산의 순도와 품질 일관성이 반도체 수율 및 신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반도체황산은 생산라인만 갖추면 바로 공급 가능한 범용 제품과 달리 공급사가 고객사의 품질 승인과 공정 검증을 거쳐야 하며, 안정적인 공급 실적도 확보되어야 하는 고도의 전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려아연은 현재 국내 반도체황산 수요의 약 60% 이상을 담당하는 국내 최대 공급사로 자리 잡았다. 생산량의 약 95%가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되고 있으며, 일본과 싱가포르 등 해외 반도체 제조사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아연·연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황을 여러 단계에 걸쳐 회수·정제해 순도 99.9999% 이상인 '식스 나인(6N)'급 초고순도 반도체 황산을 생산하고 있다. 외부에서 유황을 조달해 황산을 만드는 일반적인 생산방식과 달리 제련 과정의 부산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글로벌 유황 가격과 공급망 변화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유지할 수 있다.
고려아연은 단기적 수요 증가 대응을 넘어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 성장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의 증설 일정에 맞춰 반도체황산 생산능력을 최대 50만톤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미국 내 글로벌 공급망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고려아연은 2029년 시운전, 2030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추진 중인 미국 테네시주 통합제련소에 연간 약 10만톤 규모의 반도체황산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외 반도체 제조사에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국내에서 축적한 생산·품질관리 역량을 글로벌 공급망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반도체황산은 반도체의 수율과 신뢰성에 직결되는 핵심 소재로, 생산설비뿐 아니라 장기간 축적한 초고순도 정제기술과 품질관리 역량, 안정적인 공급 실적이 중요하다"며 "이번 증설을 통해 국내 주요 고객사의 신규 생산시설 가동과 생산 확대에 적기 대응하고 국내 반도체 소재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고객사의 수요와 투자 일정에 맞춰 국내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반도체황산 공급 기반을 구축해 글로벌 반도체 소재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덧붙였다."
[글로벌에픽 이성수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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