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전략본부와 두나무투자일임 운용실 실장을 지냈다. 현재는 투자 AI를 개발하는 알케미랩을 창업해 7년째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하루하루는 지옥 같았다. 아침 일찍 집 앞 커피숍으로 나가 하루 종일 멍하니 앉아 있다 돌아오기를 4개월 넘게 반복했다. 이 시간이 지속될수록, "나는 매출을 낼 수 없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자괴감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그때 처음으로 진짜 느꼈다. 내가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확인하고 싶어서 동네 편의점에 원서를 넣었지만 나이가 많고, 고스펙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런 거절은 묘하게 자존심을 자극하면서도 자괴감을 더 키웠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자 질문이 달라졌다. "내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인가?"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내가 원한 것은 단지 돈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었다. 이 깨달음을 얻자마자 교회에서 주차 봉사를 신청했다. 특별한 기술이나 돈 없이도, 단지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엄청난 행복감을 느꼈다.
어느 날 교회에서 차를 빼 드렸던 한 권사님이 차창을 열고 크게 "집사님, 고마워요!"라고 외쳤다. 순간, 눈물이 났다. 몇 개월의 방황 끝에 얻은 답은 결국 내가 존재하는 이유였고, 그것은 바로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놀라운 일은 여기서부터 벌어졌다. 분명 전과 똑같은 일을 반복했을 뿐인데, 회사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우연이라 생각하고 별 기대 없이 대응했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진 관심은 결국 회사의 운영비를 충당할 정도의 고정 매출로 이어졌다.
대체 무엇이 달라졌던 걸까 고민하던 중, 업계 선배가 추천해준 책 '목적으로 승리하는 기업'을 접하게 됐다. 베인앤컴퍼니에서 발간한 이 책의 핵심은 나의 깨달음과 정확히 일치했다. 목적을 가진 기업과 개인은 목표만을 좇는 이들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불안의 원인도 여기에 있었다. 목표만을 바라보면 그것을 이루지 못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기에 불안은 필연적이다. 반면 목적을 가지고 방향성만 분명히 잡는다면, 매 순간이 성공이다. 방향성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때부터 목적이 뚜렷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편안한 자신감을 이해했다. 아직 정확히 왜 일이 풀리기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이런 목적을 향한 진정성이 고객들에게 전달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불안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불확실한 목표를 바라보는 대신, 흔들리지 않는 목적을 설정하고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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