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투자 확대의 핵심은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 건설이다. 미국 현지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주력 제품인 스팟(로봇개), 아틀라스(휴머노이드), 스트레치(물류 자동화 로봇)를 생산할 계획이다. 2021년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지 7년 만인 2028년 본격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사업 가시화는 이미 시작됐다. 10월부터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실제 투입한다. 성과에 따라 현대차 울산 EV 공장과 기아 광명 EVO 플랜트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아틀라스가 첫 번째로 수행할 업무는 파트 시퀀싱(Part Sequencing)이다. 자동차 조립에 필요한 부품을 순서에 맞게 배열하는 사전 작업으로, 비교적 안전한 업무부터 시작해 로봇의 실용성을 검증한다는 전략이다. 2026년부터는 용접과 도장 공정 등 보다 위험하고 복잡한 작업까지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DS투자증권은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사업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현대기아차 글로벌 공장 전체(연산 700만대)에 아틀라스를 투입할 경우 약 2만4000대가 필요하며, 이는 2.4조원 매출 규모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애프터서비스(AS) 부품 매출도 추가된다. 서비스 로봇 기준 연간 AS부품 수요는 판매가 대비 10~20% 수준으로 파악되며, 2조4천억원 매출에 대해 연간 2400억원 이상의 AS부품 수요가 예상된다고 DS투자증권은 추정했다.
로보틱스 사업 가시화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역할 확대도 기대된다. 차량용 모터 양산 경험을 보유한 현대모비스는 로봇용 액추에이터 공급 역할을, 스마트팩토리 관제 소프트웨어와 CSP 역량을 갖춘 현대오토에버는 시스템 통합(SI) 업무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DS투자증권은 "2028년 양산 계획을 감안하면 2025년 하반기에는 양산 스펙과 조립 프로세스, 협력사 선정 등이 확정돼야 한다"며 "현재가 로보틱스 사업 가시화의 적기"라고 분석했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투자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미래 제조업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는 전략적 행보"라며, "특히 최근 노사 갈등 심화 상황에서 로봇 자동화는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에버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과 실적 상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