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1일 기존 건축물의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주거 성능을 신축 아파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차세대 도심 재생 솔루션 '넥스트 리모델링(Next Remodeling)'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의 '철거 후 재건축'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이다. 물리적 성능보다 사회적 성능 노후화로 불편을 겪고 있는 2000년대 이후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골조는 그대로 두면서 내외관 디자인을 완전히 새롭게 하고 첨단 스마트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핵심이다.
2000년대 이후 지어진 아파트들은 독특한 위치에 있다. 이전 시대에 비해서는 획기적으로 사양이 고급화됐지만, 최신 신축 아파트에 비해서는 서비스 수준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재건축이나 기존 방식의 리모델링을 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많아 부분적인 수선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었다.
삼성물산의 '넥스트 리모델링'은 바로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는 솔루션으로 기획됐다. 기존 골조를 활용하면서도 하이엔드급 주거 환경을 구현해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기존 건물을 철거하지 않기 때문에 자원을 절약하고 안전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다. 무엇보다 넥스트 리모델링을 통해 신축 브랜드 아파트로 재탄생하면서 주거 만족도 개선은 물론 최신 아파트 수준의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입주민들에게는 가장 큰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넥스트 리모델링' 사업 런칭과 함께 핵심 전략 기술과 고객 맞춤형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다. 지난 27일에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2000년대 초중반에 준공한 12개 아파트 단지와 파트너십 구축 행사를 가졌다.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전문 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LX하우시스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스마트홈, 친환경 자재, 에너지 절감, 자동주차 등 미래 기술을 접목할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또한 가파른 속도로 가입자 수를 늘려가고 있는 삼성물산의 주거 플랫폼 '홈닉'과 결합되면 한층 고도화된 스마트홈 환경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성환 연구위원은 "공동주택의 비중이 높은 도심 고밀도 주거환경에서 고층아파트의 노후화는 매우 복합적인 문제이며 사회와 업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넥스트 리모델링이 철거 후 신축이라는 도심 재생의 기존 인식을 전환하여 도심기능회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건설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거 없는 신축급 변신'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삼성물산의 넥스트 리모델링이 노후 아파트가 안고 있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국내 건설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전국 곳곳에 산재한 2000년대 아파트들에게는 재건축과 현상 유지 사이의 제3의 선택지가 생긴 셈이어서 시장의 반응이 기대된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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