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성범죄 사건이 대부분 ‘진술 대 진술’ 구도로 전개된다는 점이다. 명확한 물증이 부족한 경우, 피해자와 피의자의 진술 신빙성이 판결의 핵심이 된다. 따라서 초기 조사 단계에서의 발언 하나, 문장 하나가 전체 사건의 흐름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피의자가 불리한 표현을 사용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한 내용이 조서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또한, 성범죄는 단순히 형사 처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법원의 판결 이후에는 신상정보 공개, 취업제한, 보호관찰 등의 사회적 제재가 뒤따르고, 무혐의로 결론 나더라도 피의자로 지목된 사실 자체가 사회적 낙인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피해자 역시 2차 피해에 시달리며 장기간의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등, 어느 한쪽도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현실이다.
성범죄 사건은 사실관계가 복잡하고 감정이 개입되기 쉬워, 법률적으로는 매우 민감한 영역에 속한다. 피의자의 경우 무심코 한 진술이 ‘인정’으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조사 초기부터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 피해자의 경우에도 진술 일관성과 증거 보존이 중요하다. 당황해 증거를 삭제하거나 불완전한 상태로 제출하면 사건의 진위를 입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증거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영상, 채팅 기록, 위치 정보 등 간접 증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법적으로 유효하게 제출하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부터 전문가의 조력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성범죄 사건을 ‘감정’이 아닌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 사건의 유무죄를 가르는 것은 대개 감정적 호소가 아닌 객관적 증거와 진술의 일관성이다. 피해자 보호와 피의자의 방어권이 균형 있게 다뤄질 때, 비로소 공정한 판단이 가능하다.
성범죄 사건은 한순간의 판단으로 인생 전체가 바뀔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따라서 수사 초기 단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신중하게 대응하고, 사실관계를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회적 인식과 제도적 장치가 점차 강화되는 가운데, 법률적 절차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대응이야말로 억울한 피해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도움말: 법무법인(유한) 안팍 안지성 제주성범죄변호사
[글로벌에픽 황성수 CP / hss@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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