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적으로 보면 대규모 반환 판결이지만, 이 사건의 핵심은 ‘금액의 크기’나 ‘특정 본사의 위법성’에 있지 않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차액가맹금이라는 수익 구조를 어떤 법적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 가맹본부가 어디까지 설명하고 합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 대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차액’이 아니라 ‘합의의 부재’다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이 일관되게 전제한 시각은 분명하다. 차액가맹금은 단순한 유통 마진이나 내부 비용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가맹점주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금원이라는 점이다.
명칭이 무엇이든, 회계상 어떻게 처리되든, 그 실질이 가맹점주에게 귀속되는 비용일 경우 가맹사업법상 가맹금에 준해 엄격하게 판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대법원이 묵시적 합의를 명확히 배척했다는 점이다. 가맹점주가 오랜 기간 거래에 응해 왔다는 사정, 기존에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차액가맹금에 대한 동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실무에서 자주 등장하던 “다 알고 계약했다”, “업계 관행이다”, “물류 구조상 불가피했다”라는 설명이 더 이상 법적 방패가 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 차액가맹금 구조, 이제는 입증의 문제다
대법원 판단 이후 차액가맹금은 단순히 “어떤 경우에 허용되는가”의 천편일률적인 문제가 아니라 “어떤 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어느 수준까지 제공되고 합의되었는가”라는 입증의 문제로 전환됐다.
계약서에 차액가맹금 조항이 없는 경우는 물론 정보공개서 기재가 불명확하거나 실제 운영 구조와 설명 내용이 어긋난 경우라면 유사한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 대법원 판결 이후 가맹본부가 특히 조심해야 할 사항
프랜차이즈 전문 변호사의 시각에서 보면, 이번 판결은 차액가맹금이 문제될 수 있다는 수준의 경고가 아니다. 가맹본부의 수익 구조 전반을 다시 점검하라는 신호에 가깝다. 특히 다음과 같은 지점은 이번 판결 이후 가장 먼저 점검이 필요하다.
▲계약서에 수익 구조가 명확히 드러나 있는가 ▲정보공개서 기재 내용과 실제 운영 방식이 일치하는가 ▲필수품목 지정과 가격 산정 기준이 설명 가능한 구조인가 ▲가맹점주에게 비용 부담 요소가 충분히 고지됐는가 등은 각별히 살펴야 한다. 기존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문구 일부만 수정하거나 사후 해명으로 대응하는 방식은 오히려 분쟁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이번 판결은 가맹본부만을 향한 메시지가 아니다. 가맹점주 역시 계약 체결 당시 어떤 설명을 받았는지, 어떤 구조에 동의했는지를 더욱 구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계약서와 정보공개서의 기재 내용이 실제 비용 부담 구조와 다른 경우라면 법적 쟁점이 될 여지가 충분하다.
■ ‘조항 수정’이 아니라 ‘계약 체결 단계의 구조 점검’이 필요하다
이번 대법원 판결을 차액가맹금의 위법성 여부에 대한 단편적인 판단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 판결은 ‘가맹계약 체결 단계에서 수익 구조와 비용 부담 구조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고 설명했는지가 분쟁의 성패를 가른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차액가맹금, 필수품목, 로열티 구조는 계약 체결 이후에는 사실상 수정이 어렵고, 분쟁이 발생한 뒤에는 이미 법적·재정적 부담이 크게 누적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맹본부와 예비 가맹점주 모두 프랜차이즈 전문 법무법인 또는 법률가와 함께 가맹 계약 체결 전 계약서 검토를 면밀히 진행해 향후 법적 분쟁이나 불이익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법무법인 여름이 가맹본부 및 예비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가맹 계약 체결 전 검토 서비스’에 주력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계약서 문구뿐 아니라 정보공개서 기재 내용, 수익 구조, 비용 부담 요소가 법적 기준과 실제 운영 방식에 부합하는지를 반드시 사전에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피자헛 차액가맹금 판결은 문제가 발생한 이후의 대응보다 계약 체결 이전 단계에서의 구조 점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주는 기준점이 되고 있다. 대법원은 이미 기준을 제시했다. 이제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그 기준 위에서 자신의 계약 구조를 점검할 차례다.
[글로벌에픽 유병철 CP / yb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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