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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철 vs 천상영, 24조원 요양사업 ‘맞수 대결’

'10년 선두' KB라이프 vs '2년 추격' 신한라이프 … G2 전쟁 본격화

성기환 CP

2026-01-20 09:47:46

(왼쪽) 정문철 KB라이프 대표·천상영 신한라이프 대표. [사진=각 사]

(왼쪽) 정문철 KB라이프 대표·천상영 신한라이프 대표. [사진=각 사]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새해 벽두부터 국내 금융업계 양대 산맥인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생명보험 계열사가 요양산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문철 KB라이프 사장과 천상영 신한라이프 사장이 이끄는 이들 보험사는 2030년까지 2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요양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각 차별화된 전략으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선두주자'인 KB라이프와 '추격자'인 신한라이프가 전면 대결에 나서자 보험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들어 KB·신한 요양사업 경쟁 본격 개막

신한라이프의 시니어사업 전담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는 지난 15일 경기 하남시 미사지구에서 첫프리미엄 요양원 '쏠라체 홈 미사' 개소식을 개최했다. 이날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정용욱 신한투자증권 신한프리미어총괄사장, 천상영 신한라이프 사장 등 신한금융그룹 경영진이 총출동하면서 요양사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 의지를 보여줬다.

현재 국내 금융권 요양시장은 KB라이프가 앞서 나가는 가운데 신한라이프가 빠르게 추격하는 모양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B골든라이프케어와 신한라이프케어가 요양사업에 본격 뛰어들었기 때문에 결국 관련 시장에서 두 금융지주사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라이프, '10년 노하우'로 선두 유지

정문철 KB라이프 사장이 이끄는 KB라이프는 2016년 금융권 최초로 요양사업에 진출해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다. KB라이프는 2023년 10월 계열사 KB손해보험으로부터 요양사업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한 이후 공격적인 투자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난해에만 도심형 요양시설 3곳을 추가 개소했다. 작년 5월 서울 은평구 '은평빌리지'를시작으로 9월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광교빌리지', 11월 서울 강동구 '강동빌리지'가 문을 열었다. 현재 KB골든라이프케어가 운영하는 시설은 도심형요양시설 5개(서초·위례·은평·광교·강동빌리지), 주간보호시설 7개, 실버타운 1개(평창카운티) 등 총 13개에 달한다.

특히 주간보호시설, 도심형 요양시설, 실버타운 등이른바 '3대 요양시설'을 모두 갖춘 곳은 KB라이프가 유일하다. KB골든라이프케어 시설들은 정원 대비 최대 14배 인원이 대기하는 등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KB라이프의 요양사업 성과는 숫자로도 입증되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KB골든라이프케어의영업수익은 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108억원에 비해 32억원(29.6%) 증가했다. 이는 2024년 연간 영업수익 147억원과 비슷한 규모로, 2025년 연간 영업수익은 KB골든라이프케어 인수 이후 역대 최대치를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KB라이프는 KB골든라이프케어 인수 이후 총 900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2023년10월 말 400억원에 이어 지난해 5월 500억원을 추가 출자해 요양시설 확대와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또한 작년 11월에는 입소자 관리 계획 수립부터 실행, 기록, 점검 등 전 과정을 하나의 통합체계로 연결한 디지털 기반 플랫폼 '통합케어시스템'도 도입했다.
정문철 사장은 2025년 11월 24일 강동빌리지 개소식에 참석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인프라 확충으로 어르신과 가족 모두에게 안심과 신뢰,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시니어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신한라이프, '쏠라체 브랜드'로 추격 나서

천상영 사장이 이끄는 신한라이프는 2024년 1월 신한라이프케어 출범 후 2년도 안 돼 첫 프리미엄 요양원을 개소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신한라이프는 2021년 8월 사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요양사업 진출을 검토했고, 2024년 1월 금융위원회에 요양업 영위 업무 인허가 신고를 완료했다.

신한라이프케어가 이번에 개소한 '쏠라체 홈 미사'는 64인실 전 세대를 1인실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운 고령자를 대상으로 숙식과 함께 신체활동·인지기능유지에 초점을 둔 종합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력 약자를 고려해 판독성이 높은 전용 글꼴을 개발·적용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쏠라체(SOLÀCE)'는신한금융그룹의 디지털 브랜드 'SOL'과 이탈리아어 'VERACE(진정한, 진실된)'를 결합해 만든 브랜드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앞으로 쏠라체 브랜드를 확대 운영하며, 시니어 돌봄 서비스를 시작으로 신한금융그룹 전반의 시니어 금융 서비스를 연계해 나갈 계획이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이미 지난해 11월 경기 성남시분당구에 첫 주간보호시설 '분당데이케어센터'를 개소했다. 신한라이프는 오는 2028년까지 도심형 요양시설 4곳, 데이케어센터 1곳, 실버타운 1곳 등 총 6곳의요양·실버타운을 설립할 계획이다. 올해에는 추가 요양시설설립을 위해 용지를 확보 중이며, 2027년에는 서울 은평구에 요양시설과 실버타운을 결합한 복합주거시설을 220여 실 규모로 개소할 예정이다.

신한라이프는 신한라이프케어에 지난해 1월에 250억원, 9월에 250억원 등 총 500억원을 출자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시니어케어 사업의 단계적 확대 및 추진 속도에 따른 시설과 서비스 확충, 운영자금 마련 등을 위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차별화 전략: KB의 '규모' vs 신한의 '동맹'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는 각각 차별화된 전략으로 요양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KB라이프는 '규모의 경제'를 무기로 삼고 있다. 10년 가까운 노하우를 바탕으로 13개 시설을 운영하며 업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3대 요양시설을 모두 보유한 유일한 보험사로서, 고객의 건강 상태와 필요에 따라 ‘주간보호→요양시설→실버타운’으로이어지는 '평생 케어 시스템'을 구축했다. 500억원 규모의 ICT 투자로 디지털 기반 미래형 서비스 구축에도 적극적이다.

신한라이프는 '프리미엄 브랜드'와 '요양동맹'을 앞세우고 있다. 2025년 2월 '시니어 비즈니스 포럼' 창립총회를 개최해 금융, 건설, 통신등 총 7개 분야, 14개 기업 동맹을 결성했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GS건설(건설), LG유플러스(통신), 삼성웰스토리(식음료), 교원라이프(교육·생활문화), 부민병원(헬스케어) 등 각 분야 대표기업들과 협업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전략이다.

또한 신한라이프는 카이스트(KAIST) 뇌인지과학과와 신경건축학을 적용한 연구계약 협약도 체결했다. 신경건축학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시니어 주거 시설에 도입되면서 최근 국내 최고급 주거 단지에도 적용 사례가늘어나는 추세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정재승 KAIST 교수의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주거 및 요양시설 등 시니어 케어 서비스의 질을 향상한다는 계획이다.

정문철 vs 천상영, 2026년 승자는?

정문철 KB라이프 사장과 천상영 신한라이프 사장은 2026년요양사업을 핵심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KB라이프 정문철 사장은 이달 15일 '2026년 상반기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전략 슬로건 'Next is Now'를 발표했다.

정 사장은 "올해 그룹 전략 방향인 전환은 익숙함과의 이별이고, 확장은 익숙하지 않은 것과의 만남"이라며 "2026년에는 말이 발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마부정제(馬不停蹄)의 자세로, AI 기반의 일하는 문화 전환과 새로운 시장과 고객 확장을 통해 고객에게 가장 신뢰받는 평생 행복파트너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신한라이프 천상영 사장은 이달 2일 '2026년 경영전략회의'에서 '신뢰 최우선, 균형 잡힌 성장(TRUST FIRST, Balanced Growth) 2026'을 주제로 비전을 제시했다.

천 사장은 "보험업은 단거리 스프린트가 아닌 마라톤처럼 가장 긴 호흡으로 고객의 삶과함께하는 금융업"이라며 "안정적인 성장과고객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고객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10년, 100년을 이어가는 일류 신한라이프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4대 핵심 전략으로 ▲고객이 최우선가치인 회사(가치성장) ▲기반이 튼튼한 회사(내실성장)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혁신하는 회사(미래성장) ▲함께 성장하며 책임을 다하는 회사(동반성장)를 제시하며, 요양사업을 비롯한 신사업 확대에 집중할 방침이다.

생보 실적은 신한 우위, 요양사업은 KB 선두

흥미로운 점은 생명보험 본업 실적과 요양사업 순위가 엇갈린다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신한라이프는 3천12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KB라이프의 순이익은 2천23억원으로 집계됐다. 생명보험 실적만 놓고 보면 신한라이프가 KB라이프에 앞서는 상황이다.

하지만 요양사업에서는 KB라이프가 앞서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의 지난해 3분기 영업수익은 140억원으로, 신한라이프케어가 이제 첫 도심형 요양시설을 개소한 것과는 대비된다. 이에 신한라이프는 요양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KB라이프를 추격하고 있다.

24조원 시장 놓고 치열한 경쟁 예고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노인장기요양보험의 급여지출 규모는 2025년 약 15조8천억원에서 2030년약 24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가 2025년 11월 4일 장기요양위원회에서 의결한 내용에 따르면, 2026년도 재가서비스 이용자의 월 이용 한도액이 장기요양등급별로 1만8천920원에서 24만7천800원까지 늘어났다.

2026년 1등급자는 3시간 방문요양을 월 최대 44회까지, 2등급자는 월 40회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2025년의 1등급 41회, 2등급 37회에서각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중증(1·2등급) 수급자의 경우 월 한도액이 전년 대비 20만원 이상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2024년 말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사망보장 중심의 전통적인 생명보험 사업모델이 한계에 부딪히는 가운데, 보험업계는 노후 전반의 '생활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역할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5일 발표한 '2026년 보험산업의 과제' 리포트에서 보험회사가 단순 보장자를 넘어 노후 리스크 매니저로 기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사례 벤치마킹 … 수익성 입증

국내 보험사들은 한국보다 먼저 초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의 요양사업 사례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고 있다. 신한라이프 요양사업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는 지난해 직원들을 1회 이상 일본에 파견해 현지 요양시설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이미 요양산업 100조원 시대를 맞은 일본의 경우, 대형 보험사들이 수직계열화와인수합병(M&A)을 통해 요양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잡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23년 일본 생명보험사 상위 9곳의 자기자본이익률(ROE) 평균은 19.4%로 나타났다. 2017년 11.4%에서 6년 만에 두 배 가까이로 상승했다.

이처럼 수익성이 증명되자 2023년 11월 일본최대 생명보험사 닛폰생명도 1위 요양기업 니치이홀딩스를 인수해 요양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일본 3대 손해보험사 중 하나인 솜포홀딩스는 2016년 요양산업에 뛰어들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솜포케어의 매출액은 2016년 1천107억엔에서 2023년 1천498억엔(약 1조3천700억원)으로 증가했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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