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태영 변호사
과거에는 장남이나 특정 자녀가 부모의 재산을 우선적으로 물려받는 것이 관례처럼 여겨졌으나 현행법은 모든 자녀에게 균등한 상속분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계적 평등은 평생을 부모 곁에서 헌신하며 병간호와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자녀에게는 오히려 역차별로 다가올 수 있다. 반면 오랫동안 부모를 찾아뵙지 않거나 부양의 의무를 소홀히 했던 자녀가 민법상 보장된 법정상속분만을 주장하며 권리를 내세울 때, 남은 배우자와 부양 자녀가 느끼는 상실감과 억울함은 상속재산분할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가 된다.
우리 민법은 이러한 불합리함을 해소하기 위해 기여분 제도를 두고 있다. 기여분이란 공동상속인 중에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 또는 형성에 특별히 기여한 자가 있을 때 이를 상속분 산정 시 고려해 주는 제도다. 상속재산분할 상황에서 부양 자녀가 자신의 정당한 몫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부모와 함께 살았다는 사실을 넘어 '특별한 부양'이 있었음을 법리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특별한 부양이란 통상적인 가족 간의 도리를 넘어선 수준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지병이 깊은 부모를 수년간 직접 간병하며 병원비를 전담했거나 자신의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부모의 노후를 책임진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단순히 명절에 찾아뵙거나 가끔 용돈을 드리는 수준의 효도는 기여분으로 인정받기 어렵기에 부양 자녀 측은 구체적인 증빙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무에서는 남은 배우자와 부양 자녀가 한 팀이 되고, 타지에 거주하며 부양에 소홀했던 비부양 자녀가 대립하는 구도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때 비부양 자녀는 '상속은 법대로 공평하게 나누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지만 재판부는 상속재산분할 시 실질적 공평을 실현하기 위해 부양의 질과 양을 면밀히 검토한다. 만약 부모 중 한 명이 사망하고 홀로 남은 배우자가 고령이거나 건강이 좋지 않다면 생전 부모를 모셨던 자녀는 배우자의 향후 생존권과 부양권까지 고려하여 재산 분할 비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또한,비부양 자녀가 생전에 부모로부터 이미 주택 구입 자금이나 사업 자금 등을 증여받은 사실이 있다면 이는 '특별수익'으로 간주되어 그들의 최종 상속분에서 공제될 수 있다. 따라서 부양 자녀는 상대방이 과거에 받은 경제적 혜택을 명확히 밝혀내어 상속재산분할의 균형을 맞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부모 생전에 효도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부양을 전제로 재산을 미리 증여하는 사례도 늘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가정에서는 명확한 정리 없이 상속이 개시된다. 이 경우 상속인들 사이의 협의가 불가능하다면 결국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해야 한다. 심판 과정에서는 피상속인의 재산 규모, 기여의 시기와 방법, 다른 상속인들이 받은 증여의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부양 자녀 입장에서는 자신의 헌신이 법적으로 '특별한 기여'로 승화될 수 있도록 논리적인 서면을 작성하고 상대방의 특별수익을 역추적하는 등 고도의 법률적 대응이 필요하다.
법무법인 YK 대구 분사무소 곽태영 변호사는 "상속재산분할 과정에서 부모를 극진히 부양한 자녀의 노력이 법적으로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한다면 이는 실질적 정의에 어긋나는 일이며, 따라서 간병 기록이나 경제적 지원 내역 등 구체적 증거를 기반으로 기여분을 적극적으로 입증하고 상대방의 특별수익을 면밀히 분석하여 상속분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법적 접근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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