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경쟁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5구역 재건축 사업의 입찰 과정에서 불거진 '볼펜 카메라' 논란이 정비사업의 공정성 문제를 다시 한 번 수면 위에 끌어올렸다. 지난 10일 마감한 입찰에서 DL이앤씨 측 관계자가 보유한 펜 형태의 카메라로 입찰 서류를 무단 촬영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이 발생했다. 현대건설은 14일 입장문을 통해 이에 대한 엄정한 법적 대응 의사를 드러냈다.
"조합의 지시 무시하고 도촬용 카메라 사용"
입찰 마감 직후 양측의 입찰 서류 개봉과 날인 절차가 진행되던 중 문제가 발생했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조합이 사진 촬영 금지를 재차 안내했음에도 불구하고, DL이앤씨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조합을 몰래 도촬용 펜카메라로 입찰 서류를 무단 촬영했다.
현대건설은 "이는 공정 경쟁의 근간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DL이앤씨는 다음 날 박상신 대표 명의 공문을 조합에 보내 "개인의 일탈"이라고 사과했다.
법적 대응에 나선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법무법인의 법률 검토를 통해 이번 사건이 "경쟁 방법의 적법성과 공정성을 훼손하는 중대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사진을 촬영한 DL이앤씨 측 관계자를 상대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현대건설은 입장문에서 "입찰 서류 무단 촬영 논란과 관련해 공정 경쟁 원칙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명시했다. 동시에 "불공정 행위가 있었음에도 조합원 이익을 위해 클린 수주 원칙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밀봉 서류의 역할과 공정성의 중요성
현대건설이 강조한 핵심은 입찰 서류 밀봉의 의미다. 입찰 서류 밀봉은 입찰자 간 정보 비대칭을 방지하고 어느 한쪽이 유리한 방향을 선점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이를 통해 모든 경쟁사가 동등한 조건에서 입찰에 임할 수 있다.
책임감 있는 태도로 사업 추진
흥미로운 점은 현대건설이 DL이앤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펼치면서도 사업 자체는 조합의 판단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사안으로 정상적인 경쟁 환경이 훼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사는 조합원의 이익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조합의 판단과 절차를 존중하며, 불필요한 혼선 없이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1조5000억원 규모의 대형 재건축 사업
압구정5구역은 강남의 오래된 아파트 단지인 압구정 한양 1·2차를 재건축하는 프로젝트다.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사업비는 약 1조5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완공 시 지하 5층~지상 68층, 8개 동 규모의 공동주택 1397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다. 서울 강남 지역의 주거 환경을 크게 바꿀 대형 사업인 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입찰 과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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