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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조사 협조 잘했어"…설탕 담합 3사 과징금 990억원 깎아줬다

CJ·삼양·대한제당 설탕 담합, 조사단계 협조로 20% 감액

안재후 CP

2026-05-06 10:26:50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월 12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3개 설탕 제조판매 사업자의 담합사건 심의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월 12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3개 설탕 제조판매 사업자의 담합사건 심의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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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의 설탕 가격 담합 사건에서 조사 협조를 이유로 3개 업체에 총 990억원의 과징금을 감액했다.

6일 공정위 의결서에 따르면 과징금은 CJ제일제당이 1천729억여원에서 1천383억여원으로, 삼양사는 1천628억여원에서 1천302억여원으로, 대한제당은 1천592억여원에서 1천273억여원으로 각각 줄었다. 조사 단계부터 일관되게 위법성 판단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제출하고 진술한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사 협조로 20% 감액…"투명한 자료 제출" 평가

공정위는 의결서에서 3개사가 "심사관의 조사 단계부터 심리 종결 시까지 일관되게 행위 사실을 인정하면서 위법성 판단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제출하고 진술하는 등 조사에 적극 협력했다"고 명시했다.
조사와 심의 양쪽에서 최대 감경 비율인 20%씩을 적용한 결과 개별 기업별로 CJ제일제당 346억원, 삼양사 326억원, 대한제당 319억원 등 총 990억원을 깎아줬다. 이는 공정위가 자진신고 제도와 함께 조사 협조를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3개사는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총 8차례에 걸쳐 B2B 설탕 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사전 합의했다. 음료·과자 제조사 등 수요처가 가격 인상을 거부하면 공동으로 압박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급·본부장급·영업임원급 등 직급별 모임과 연락을 통해 가격을 합의했으며 거래처별 점유율이 높은 제당사가 협상을 주도하고 경과를 공유했다. 관련 매출액은 약 3조2천884억원으로 부과 기준율 15%가 적용됐다.

과징금은 CJ제일제당이 1천729억여원에서 1천383억여원으로, 삼양사는 1천628억여원에서 1천302억여원으로, 대한제당은 1천592억여원에서 1천273억여원으로 각각 줄었다. 3사가 감액받은 과징금 합계는 약 990억원이다.

주목할 점은 공정위가 가중 사유에서는 낮은 기준을 택했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2020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제재받은 전력이 있어 가중 대상이 됐지만, 10% 이상 20% 미만 범위 중 가장 낮은 10%만 가중했다. 이는 조사 협조 여부가 최종 과징금 결정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를 시사하는 대목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복된 위반과 구조적 문제…"조사 개시 후에도 담합 유지"

더욱 문제적인 것은 조사 개시 이후에도 담합이 지속됐다는 점이다. 3개사는 2024년 3월 현장조사 이후에도 1년 이상 담합 태세를 유지했으며 조사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을 논의했다. 공정위 조사관들은 명확한 합의 증거를 찾기 위해 약 1년간 수요처 등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추가 7개월의 조사를 거쳐 담합의 전말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한 회사의 자진신고가 결정적 계기가 되어 나머지 2개사도 담합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3개사는 지난 2007년에도 같은 혐의로 총 51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약 19년이 지난 후 같은 수법으로 다시 담합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기업의 준법 의식 부족이 지적되고 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담합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또 "2007년 제재 이후에도 반복됐고, 조사 개시 이후에도 담합을 유지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한 점을 엄중하게 봤다"고 덧붙였다.

설탕 산업의 구조적 특성이 담합을 용이하게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무역장벽을 세워 국내 생산자를 보호하고 있는 가운데 3개사의 시장점유율이 89%에 달할 정도로 과점 체제가 고착돼 있다. 수입 설탕은 10%대에 불과해 경쟁 압력이 거의 작동하지 않는 구조다.

공정위 관계자는 "설탕은 음료·과자 등 필수 식료품의 원재료인 만큼 담합으로 인한 피해가 국민 생활에 직결된다"며 "가격을 올리면 수요처가 비용 부담을 떠안고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은 개별 기업의 부당 행위를 넘어 산업 구조 자체에 대한 공정위의 감시 강화 신호로도 해석되고 있다. 현재 공정위는 밀가루·전분당·계란·돼지고기 등 생활 필수품에 대한 담합 사건도 진행 중인 상태다. 공정위가 올해 과징금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결정한 배경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식료품 업계 전체의 감시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조사 협조 활성화 vs 반복 위반 우려…공정위의 기준 강화

이번 결정은 공정위가 조사 협조를 강하게 평가하는 기조를 보여준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과징금 수준이 기업들의 부당이득을 완전히 상쇄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설탕 산업은 정부가 무역장벽을 세워 보호하고 있는데 3개사의 시장점유율이 89%에 달할 정도로 과점 체제가 고착돼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올해 과징금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담합의 과징금 부과 기준율 하한을 기존 0.5~10.5%에서 10~18%로 높였고, 과거 10년 내 한 차례라도 적발되면 최대 100%까지 가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조사·심의 협조 감경도 단계별 10%에서 전 단계 협조 시 10%로 축소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과징금 감경 기준 축소로 조사 협조의 유인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공정위는 이번 설탕 사건을 통해 "조사 협조는 인정하되 기본적인 제재는 강화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시중 식료품 물가 안정이 주요 정책 과제인 만큼 향후 식료품 업계에 대한 감시와 제재 강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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