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승단체연합회 회장 현산스님
지난달 24일, 신천지예수교 이만희 총회장이 구속됐다. 1931년생, 만 95세. 정당법 위반과 업무 방해 혐의다. 신도 수만 명을 특정 정당의 책임 당원으로, 조직적으로 가입시켰다는 것이 골자다. 영장실질심사에서 그는 지팡이를 짚고 부축받으며 법정에 들어섰고, 초고령임을 들어 불구속 수사를 호소했다고 전해진다.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를 이유로 그 호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혐의의 사실 여부를 가리는 일은 재판부의 몫이다. 다만 그 판단에 이르는 절차와 방식에 대해서는, 종교를 떠나 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물음을 던질 자격이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 아흔다섯이라는 나이 앞에서 구속은 신중해야 한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나이와 무관하게 모든 피의자에게 적용되는 원칙이지만, 고령이라는 조건은 그 원칙을 실질적으로 지켜낼 방법을 고민하게 만드는 별개의 무게를 지닌다.
둘, 수사의 확장 속도와 방향에 대해서도 물어야 한다.
이번 사건은 애초 정당법 위반 혐의로 시작해, 정치권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의혹이 의혹을 낳고 사건이 사건으로 이어지는 것 자체는 수사기관의 정당한 권한 행사일 수 있다. 문제는 신병을 확보한 이후 수사의 범위가 처음의 혐의를 훌쩍 넘어서는 방향으로 뻗어나갈 때, 그 구금이 재판을 위한 것인지 다음 수사를 위한 지렛대인지 국민의 눈에 분명히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절차적 정당성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확보되는 것이다. 특정 종교나 정치 세력에 대한 여론의 무게가 수사의 강도나 속도에 영향을 주었다는 인상을 조금이라도 남긴다면, 그것은 수사기관 스스로의 신뢰를 깎는 일이 된다. 합수본이 지금 보여줘야 할 것은 신속함이 아니라, 어느 한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절제다.
불교에서는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마음을 중도(中道)라 부른다. 법이 엄정해야 한다는 것과, 그 집행이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은 서로 배치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둘이 함께 설 때에만 사회는 그 법을 정의롭다고 부를 수 있다. 아흔다섯 노구를 구치소에 둔 채 이어지는 이 수사가, 훗날 법치의 이름으로도 부끄럽지 않게 기억되기를 바란다.
[글로벌에픽 김동현 CP / kuyes20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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