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8.31(월)

4대그룹 10억 주식부자 임원 91%가 ‘삼전닉스’

한국CXO연구소, 100억원 이상 임원 12명 … 1위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

안재후 CP

2026-08-31 13:18:24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보유 주식 가치가 10억원을 넘는 상장사 임원들이 급증한 가운데 그중 98.2%가 삼성그룹과 SK그룹 소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중 91.2%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CXO연구소가 삼성·SK·현대차·LG의 상장 계열사 62곳을 조사한 결과,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비(非)오너 임원 중 10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인원은 398명으로 집계됐고 이들의 총 주식재산은 1조507억원에 달했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10월만 해도 이 수치는 34명 수준이었는데 10개월 사이 10배 이상 폭증한 것이다.

10억 이상 부자, 10개월 사이 10배 폭증
삼성그룹이 269명으로 전체의 67.6%를 차지했고, SK그룹이 122명(30.7%)으로 뒤를 이었다. 두 그룹을 합치면 전체의 98.2%에 달했다. 현대차그룹은 4명(1%), LG그룹은 3명(0.8%)에 그쳤다. 삼성 내에서도 삼성전자 256명, SK 내에서도 SK하이닉스 107명으로 특정 계열사에 '주식 부자'가 집중됐다. 두 회사만 363명으로 전체의 91.2%를 차지했다.

주식 성과급 제도가 자산증식 새로운 엔진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주식 성과급 제도의 확산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이후 임직원에게 성과급과 장기성과급 등으로 2조 2,000억원을 넘는 자사주를 지급했다. SK하이닉스도 곽노정 사장을 포함한 임원진에게 올해 장기성과급으로 자사주를 지급했다. 주가 상승이 아닌 '보유 주식 수의 증가'가 임원들의 주식재산을 끌어올린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대기업 임원의 보상과 자산 형성 방식도 현금 중심에서 주식을 결합하는 형태로 빠르게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주식 지급 비중이 향후 노사 간 새로운 협의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50억 이상 보유 부자임원 40명(10%)
10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398명을 평가액별로 보면 10억 원대가 236명(59.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억 원대 76명(19.1%), 30억 원대 39명(9.8%) 순이었다. 50억 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임원은 40명으로 전체의 10%를 차지했다.

100억원을 넘는 주식을 보유한 '100억 클럽'은 12명이었다. 삼성 6명, SK 5명, 현대차 1명이 이름을 올렸고, LG그룹에서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1위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다. 그는 삼성전자 주식 12만 4,28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4일 종가 25만 7,000원을 기준으로 평가하면 주식 가치는 약 319억 4,000만원에 달한다. 4대 그룹 비오너 임원 중 유일하게 300억원을 넘긴 인물이다.
2위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으로 약 239억 2,000만원, 3위는 송재승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약 183억 1,000만원이었다.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은 약 180억 8,000만원으로 4위, 서동권 현대오토에버 상무는 약 165억 5,000만원으로 현대차그룹에서는 유일하게 100억 클럽에 진입했다.

100억원대 중반~후반의 임원들도 줄을 이었다. 안현 SK하이닉스 사장(약 139억원), 유영상 SK그룹 SUPEX추구협의회 AI위원장(약 137억원),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약 118억원), 차선용 SK하이닉스 사장(약 114억원),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약 111억원), 김용관 삼성전자 사장(약 108억원) 등이 100억원을 돌파했다.

4대그룹 10억 주식부자 임원 91%가 ‘삼전닉스’

보상의 지형도가 현금에서 주식으로 이동 중
대기업 임원의 자산 형성 공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0억 클럽이 31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들 기업이 자사주를 성과급으로 대량 지급한 여파가 얼마나 큰지를 짐작할 수 있다. 현금 기반 성과급에서 주식 기반 성과급으로의 전환이 임원 개인의 자산 형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 같은 추세가 모든 그룹에서 균등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와 LG가 10억 클럽의 극소수를 차지하는 것은 두 그룹의 주식 보상 제도가 삼성·SK보다 제한적이거나 지급 규모가 작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기업 집단 내에서도 임원 자산의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이 같은 주식 성과급의 확대가 노사 관계와 기업 지배구조 논의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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