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10.21(화)

스크린골프의 지존, 골프존이 흔들린다

실적악화에 가맹점 갈등까지 … 신사업은 지지부진

안재후 CP

2025-10-21 10:22:32

김영찬 골프존 회장

김영찬 골프존 회장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경기침체와 골프인구 감소로 스크린골프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스크린 골프 최강자 골프존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순한 시장 상황 때문에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가맹점과의 갈등, 세무조사 등 회사 차원 구조적인 문제점이 부각돼 시장 점유율 1위라는 타이틀을 무색케 만들고 있다.

악화일로를 걷는 실적, 3년 연속 하락

골프존의 실적 악화는 매우 구체적이고 심각하다. 2022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한 실적은 지금까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2022년 영업이익이 1487억원에 달했던 것에 비해, 2023년에는 1145억원으로 주춤했고, 2024년에는 958억원까지 떨어졌다. 매출 역시 2024년에 62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5%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올해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1분기 매출액은 12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급감했으며, 영업이익도 268억원으로 15.4% 감소했다. 2분기는 더욱 심각한데, 매출액이 12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7%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198억원으로 22.8% 떨어졌다. 상반기를 통틀어 보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20.8% 급감했다. 이는 골프존의 수익성이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실적 악화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실내 골프 연습장의 부진, 그리고 해외 사업 확대에 따른 고정비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자회사인 골프존데카의 부진도 전체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점주와의 갈등 심화, 재산권 침해 논란

골프존의 경영 위기는 점주들과의 갈등으로 표면화되고 있다. 최근 가장 큰 화제가 된 것은 양수도 플랫폼의 의무 등록 규정이다. 골프존은 올해 9월부터 양수도 시 계약금액 등의 거래 정보를 플랫폼에 의무 등록하도록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계약 정보는 담당 지점 관리자(SV)와 가맹본부의 검증 절차를 거쳐 공유되며, 플랫폼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가맹본부 승인이 불가능해진다는 규정이 적용되고 있다.

점주들은 이를 "재산권 침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초기 계약조건에 없던 새로운 규정을 본사가 일방적으로 적용했다는 것이 점주들의 주된 불만이다. 또한 수수료가 추가될 수 있다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불만은 더욱 커졌다. 일부 점주는 "매물이 증가하면서 비판이 커지자 본사가 플랫폼 등록을 통해 매물을 조절하고 통제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의심마저 표했다.

이에 대해 골프존 본사는 "가맹계약서에 원래 명시된 1개월 전 통보·승인 절차를 전산화한 것일 뿐"이라며 "새로운 규정을 도입한 것이 아니라 투명성을 높이고 거래 과정에서 점주 간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는 상생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수수료는 일절 부과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점주들의 불신은 이미 깊어진 상태다.

과도한 매장 확대, 시장 포화로 인한 폐업 급증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골프존의 무분별한 매장 확대 정책이다. 올해 3월 기준 골프존비전플러스 3299개, 골프존파크 2760개 등 총 6000개를 넘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골프존파크는 1년 새 156개 매장이 늘어나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국내 골프 인구는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매장의 급증이 시장 수요를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포화된 시장 속에서 점주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폐업이나 양도를 선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점주들은 골프존 본사의 모순을 지적한다. "본사는 가맹수수료, 인테리어 비용, 장비 및 부품 공급으로 이익을 누리지만, 점주들은 포화된 시장 속에서 폐업이나 양도를 선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점주들의 호소다. 일부 지역에서는 본사가 점주 간 약정을 무시하고 추가 매장을 오픈했다는 '계약 불이행'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골프존은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해지율은 0.5% 미만"이라며 "그마저도 상당수는 매장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점주들의 사업 안정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점주들이 느끼는 현장의 목소리는 이와 다르다.

스크린골프의 지존, 골프존이 흔들린다


반복되는 세무조사, 추징금만 514억

골프존의 또 다른 부담은 국세청의 반복된 특별세무조사다. 최근 10여 년간 골프존은 세 차례 특별세무조사를 받아 총 514억원 규모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이는 일반 기업들이 정기적 세무조사를 받는 것과 달리, 특정 혐의가 포착될 때만 시행되는 특별조사가 반복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2013년에는 약 400억원, 2019년에는 43억원을 추징당했으며, 올해 2월에도 법인세법과 부가가치세법 위반으로 71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국세청은 골프존이 비용을 실제보다 과다 계상하고 감가상각비를 적정하게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골프존은 이에 대해 "세무당국의 통보 이후 조세심판 및 행정소송 절차를 거쳐 일부 처분의 부당함을 인정받아 환급을 받았다"며 "최근 사안도 법적 절차를 통해 대응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반복된 세무조사는 기업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심각한 보안 문제, 221만 명 개인정보 유출

더욱 심각한 것은 보안 리스크다. 2023년 골프존은 해커의 랜섬웨어 공격으로 인해 221만 명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 유출된 정보에는 주민등록번호와 계좌정보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국내 기업 중 가장 심각한 정보보안 사고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골프존에 75억원 규모의 과징금과 54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추가로 위치정보법 위반으로도 제재를 받았다. 골프존은 "현재 이의 신청 절차가 진행 중이며, 유출 재발 방지를 위해 보안 시스템을 전면 보강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고객 신뢰도는 회복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약화된 지배구조, 내부 견제 장치의 미비

경영진의 신뢰도 저하는 지배구조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전문가들은 골프존의 구조적 문제로 오너 김영찬 회장 일가 중심의 지배구조와 내부 견제 장치의 미비를 지적하고 있다. 감사위원회가 사외이사 3명으로만 구성되어 회계 전문성이 부족하고, 이사회 안건이 대부분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등 사실상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골프존은 이에 대해 "당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며, 주요 의사결정은 이사회를 통해 이루어진다"며 "감사위원회 역시 법적 요건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독립적 감독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외부의 평가는 여전히 엄격하다.

경쟁사에 밀려나는 소비자 선호도

소비자 만족도 측면에서도 골프존은 경쟁력을 잃고 있다. 최근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골프존은 경쟁사인 카카오의 '프렌즈스크린'에 밀려 2~3위로 후퇴했다. '이용요금의 적절성' 부문에서는 골프존파크가 최하점을 기록했으며, 약 40%의 이용객이 매장 청결과 실내 공기질을 문제로 꼽았다. 13.5%는 피해나 불만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가격 경쟁력 저하와 매장 관리 부재가 핵심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골프존이 점주 관리와 고객 만족도 관리를 동시에 소홀히 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시티골프 등 신사업 불투명 … 해외 확장도 한계

골프존은 최근 신사업으로 '시티골프(도심형 골프장)'와 '파크골프' 등을 추진 중이지만, 투자자들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신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불분명하다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으며, 중국과 미국 진출은 초기 투자비만 늘리고 수익성 개선에는 기여하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차이나오픈 개최 등 대형 이벤트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려 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재무 리스크는 여전하다. 해외 4개국(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현지 법인을 앞세워 글로벌 공략을 추진 중이지만, 효과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최근 골프존 회장 김영찬의 과거 갑질 논란과 국정감사 출석 경력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창조경제 대표 기업' 우대 의혹도 여전히 남아 있어, 기업 이미지 회복이 더디기만 하다. 이러한 평판 리스크는 경영 신뢰도 저하로 이어지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신뢰 또한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렸던 스크린골프 산업의 최강자 골프존은 현재 구조적 위기 국면에 놓여 있다. 시장 침체와 경기 악화 속에서 골프존이 선택한 방식은 점주들과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방향이었고, 이는 기업의 신뢰도를 더욱 떨어뜨렸다. 실적 개선과 지배구조 개선, 그리고 무엇보다 점주들과의 신뢰 회복이 골프존의 앞길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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