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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국내주식 목표비중 20.8%로 대폭 올려…'170조 매도 쇼크' 차단

기금위, 제5차 회의서 중기자산배분안 의결…6월 말부터 적용

성기환 CP

2026-05-29 09:17:48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위원회는 올해 국내주식 보유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을 심의·의결했다. [사진=연합뉴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위원회는 올해 국내주식 보유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을 심의·의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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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성기환 CP]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28일 올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5.9%포인트(p) 상향 조정하기로 의결했다. 코스피가 연초 5천선 초반에서 8천선을 넘어서는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보유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벗어남에 따른 조치다.

시장에서 우려해 온 '170조 매도 쇼크'를 차단하는 동시에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을 함께 확정함으로써 약 1천800조원 규모의 국민 노후 자산 운용에 중요한 방향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 폭등이 부른 '비중 이탈'…기금위, 현실화 카드 꺼내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지난해 5월 의결된 '2026년 기금운용계획'에서 14.4%로 책정됐다. 이후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자 기금위는 올해 1월 회의를 통해 목표비중을 14.9%로 소폭 높인 바 있다. 당시 전략적 자산배분(SAA)과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범위를 합산한 보유 상단은 최대 19.9% 수준이었다.
하지만 코스피의 급등세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올해 2월 말 기준 국내주식 비중은 이미 24.5%를 기록했고, 코스피가 5월 들어 장중 8457.09까지 치솟으면서 국내주식 평가액은 535조원대로 불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기금 규모 약 1천800조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비중은 약 29%대에 육박해, 목표치 상단(19.9%)을 10%포인트 이상 웃도는 상황이 발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행 목표비중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약 170조~200조원에 달하는 규모의 리밸런싱 매도 압력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기금위가 1월 회의에서 SAA 허용범위 이탈 시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한 것도 이러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해석됐다.

이에 기금위는 28일 4개월간의 면밀한 시장 점검 끝에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20.8%로 현실화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와 함께 SAA 허용범위를 한시적으로 추가 확대하고, 하루 최대 리밸런싱 규모도 축소하기로 하는 등 이중 완충 장치를 마련했다. 다만 SAA 허용범위의 구체적 수치는 기금운용의 공정성과 금융시장 안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단순한 목표비중 조정을 넘어, 구조적으로 상승한 국내 증시를 기금 포트폴리오에 반영하겠다는 신호"라며 "일일 리밸런싱 규모 축소까지 병행한 것은 시장 충격 완화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2031년까지 '주식 55%·채권 30%·대체투자 15%'…해외투자 확대 기조 유지

기금위는 이날 향후 5년간 국민연금 자산배분 방향을 결정하는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도 함께 심의·의결했다. 2031년 말 기준 자산군별 목표비중은 주식 55% 내외, 채권 30% 내외, 대체투자 15% 내외로 설정됐다. 기존의 해외투자·대체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되, 각 자산군별 특성과 시장 여건을 고루 반영한 결과라는 게 기금위의 설명이다.
올해 말 기준 자산군별 목표비중은 해외주식 34.7%, 국내채권 23.1%, 해외채권 7.4%, 대체투자 14.0%로 확정됐다. 내년도는 국내주식 20.8%(올해와 동일), 해외주식 35.6%, 국내채권 21.8%, 해외채권 7.4%, 대체투자 14.3%로 결정됐다. 내년도 국내주식 목표비중이 동결된 것은 최근 증시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해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31년 목표 포트폴리오를 보면 해외주식 비중이 국내주식을 여전히 크게 웃도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다"며 "분산투자와 안정적 수익 제고라는 장기 원칙이 이번 중기배분안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한편 기금위는 국내주식 구조적 변화 가능성도 이번 결정의 중요한 배경으로 꼽았다. 상법 개정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과 밸류업 프로그램 확산이 국내 증시의 체질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중장기적으로 고려했다는 것이다. 코스피 급등의 배경에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업종 실적 전망치 상향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밸런싱 유예 6월 말 종료…시장 충격 최소화가 관건

국내주식 목표비중 상향과 SAA 허용범위 한시 확대라는 '이중 안전판'이 가동되지만, 시장의 시선은 오는 6월 말 리밸런싱 유예 종료 이후의 국면에 집중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실제 보유 자산 내역을 실시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 파악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2월 말 기준 국내주식 평가액(395조1천억원)에 코스피 상승률을 단순 대입할 경우 이달 28일 종가(8185.29) 기준 국내주식 평가액은 517조9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기금 규모 약 1천800조원에 새 목표비중 20.8%를 적용한 목표 보유 가능액(374조4천억원)과 비교하면 초과액이 143조5천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 리밸런싱 부담이 상당 부분 남아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중기자산배분은 최근 시장 여건 변화에 대응해 기금의 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제고하면서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한 결정"이라며 "앞으로도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원칙과 유연성이 조화되는 기금운용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기금위는 올해 말 SAA 허용범위를 재점검하고 필요 시 추가 조정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연기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일 리밸런싱 규모 축소가 단기 충격을 흡수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리밸런싱 물량 소화 과정이 국내 증시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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