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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칩 수급난 … 삼전닉스, 생산기지 앞당겨 짓는다

삼성전자 2029년 팹 가동 … 40조 조달 하이닉스 4기 팹 완공 12년 앞당겨

안재후 CP

2026-07-13 14:26:52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메모리 칩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생산기지 구축 일정을 대폭 앞당기며 대응에 나섰다.

정부 정책이 일정 단축 발화점
삼성전자는 경기 용인 국가산업단지에 예정된 반도체 공장 6기 중 첫 번째 팹의 가동 목표를 2029년으로 재설정했다. 기존의 2030~2031년 계획보다 최대 2년을 단축한 결정이다. 정부의 가속화 방침이 배경에 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보고회에서 용인 클러스터의 마지막 팹 완공 시점을 삼성전자는 2047년에서 2040년으로, SK하이닉스는 2045년에서 2033년으로 각각 단축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지난 6일 대통령 주재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도 삼성전자의 조기 가동 일정이 논의될 만큼 정부의 지원 강도가 높다.

2029년 첫 팹 가동을 달성하려면 올해 하반기에 부지 조성에 들어가야 하고, 2027년에는 착공해야 한다. 첨단 팹 건설에 통상 2년이 소요되는 만큼 토지·지장물 보상, 수용 재결, 시공사 선정 등 후속 절차도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달 내 보상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조성공사 착수 방침을 세웠다.

삼성전자, 용인 이어 평택캠도 가동 시점 앞당겨
삼성전자는 용인뿐 아니라 평택캠퍼스에서도 가동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 P4 팹의 가동 목표를 내년 1분기에서 올해 말로 당겼고, P5 팹1·2도 조기 준공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평택과 용인 클러스터에 2030조원, 호남권에 4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기반시설 확충도 발맞춘다. 정부는 3기가와트(GW)급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조기 착공, 2·3단계 전력 공급 일정 단축, 단계별 용수 공급 조기화 등을 동시에 진행한다. 전력과 용수는 반도체 팹의 가동을 좌우하는 중대 변수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글로벌 자본시장서 40조원 조달
SK하이닉스는 다른 방식의 기동력을 보였다. 지난 10일 미국 나스닥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하며 265억달러, 약 40조원을 조달했다. 공모가는 주당 149달러로, 외국 기업의 미국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 규모다. 조달 자금은 국내 생산라인에 대부분 투입될 예정이다.

사운 SK하이닉스는 용인 클러스터 4기 팹의 완공 시점을 2045년에서 2033년으로 12년 앞당기기로 했다. 내년 1분기 첫 클린룸 가동을 앞둔 1기 팹에 31조원, 충북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에 19조원을 투자하고,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에도 12조원을 배치한다. SK하이닉스는 용인·청주·서남권 생산거점에 총 1100조원을 투자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내년이 공급 부족 최악"...경영진 위기 인식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은 ADR 상장 직후 미국 CNBC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수요 증가 속도가 우리가 공장을 짓고 공급을 늘리는 속도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고 직언했다. SK하이닉스의 곽노정 최고경영자(CEO)도 더 현실적인 진단을 내놨다. "공급 측면에서 내년은 업계 역사상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며 메모리 공급능력이 2030년대까지 수요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해외 경쟁사도 증설 각축...시간과의 경쟁
이런 위기 인식은 양사만의 것이 아니다. 미국 마이크론은 2035년까지 미국 내 투자를 2500억달러(약 375조원) 이상으로 늘리면서 자사 D램의 40%를 미국에서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도 이달 상장으로 295억위안(약 6조5000억원)을 조달해 D램 생산라인 확장에 들어섰다. 글로벌 메모리 공급 전쟁이 한창이다.

기반시설과의 동시성이 성패 좌우
한 IT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AI 수요를 따라잡으려면 팹을 한 기라도 먼저 올리는 게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제도 명확하다. "발전소와 송전선로, 용수 공급 일정까지 함께 조율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는 조언처럼, 반도체 팹의 성공적 가동을 위해서는 정부·기업·인프라 조성이 정확히 맞춰져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도전은 단순한 건설 경쟁이 아니다. AI 시대의 메모리 칩 수급 주도권을 두고 벌이는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느냐의 문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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